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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 긴 싸움을 시작하는 조국의 동지들에게......
작성자 강현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168 작성일 2007-12-22 23:04 조회수 1620
예상했던 결과지만 마음은 여전히 착잡합니다. 한나라당이나 범보수가 제대로 된 보수요, 정치세력이라면 결코 이명박 씨 같은 인물을 후보로 내세우지는 않았을 것 입니다. 투표자의 반 수 가 마녀에게 사기 당해 독사과를 먹고 뻗어버린 백설공주 신세가 되어 멀쩡한 나라를 말아먹을 준비를 하는데 일조를 했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올해 3 월 과 10 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각각 약 열흘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행 중에, 업무 중에 많은 사람을 만났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지난 10 년 간 조국은 모든 면에서 엄청나게 변해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게 투명해 졌고 구석 구석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이 차차 정착해 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직 부족한 것도 많아 보였지만 6 월 항쟁 이후 느리게나마 진행되어온 가치의 변화가 100 년 대계를 두고 정착해 나가는 것을 영화의 장면들처럼 기쁜 마음으로 보고 왔습니다.

이런 가치의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 같이 십 수 년 만에 방문한 사람이 아니고는 느끼지도 못 할 만큼 천천히 변화해 왔을 것 입니다. IMF 와 지방자치제의 정착이라는 외적 계기들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지난 10 년 간 집권 또는 영향력 있는 견제와 협조를 해 온 개혁세력의 전 사회적인 노력이 이런 괄목할 만 한 조국의 발전을 가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68 세대의 장기간에 걸친 가치 혁명이 없었던들 프랑스의 똘레랑스나 캐나다의 복합문화주의는 꿈조차 꿀 수 없었을 것 입니다. 이제 한국도 한 세대 정도가 더 지나면 이런 가치들이 사회의 곳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여 계층간 격차가 줄어들고 진정한 기회의 균등과 관용 그리고 복지 개념이 자리잡아 나가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거센 반동의 물결을 만났습니다.

이명박이 누구입니까? 8-90 년 대, 그가 권력과 야합한 재벌의 충복으로 또는 하는 일이라곤 쥐뿔도 없는 야합 3 당의 국회의원으로 빈둥거리는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20 년에 걸쳐 간신히 만들어 놓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의 기간 가치와 그것을 뒷받침 할 시스템을 일거에 뒤집어 엎겠다는 망언을 반복해 온 사람입니다. 한 나라를 다시 약육강식의 피비린내 나는 살육장으로 되돌리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한 사람입니다. 목격자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도 한 것을 안 했다고 우겨댈 수 있는 뻔뻔함으로 무장한 지극히 비윤리적인 사람입니다. 빼도 박을 수도 없는 solid evidence 인 동영상이 발표되자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했다가 당선되자 마자 낯빛을 싹 바꾸는 웃기는 옛날식 짜장면 입니다. ‘작은세상’님 말마따나 한마디로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인물입니다.

어떤 이는 그가 탈 이념적이라고 칭찬합니다. 한심한 이야기 입니다. 탈 이념적이라는 이야기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대가리 속이 텅 비었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대통령은 고사하고 넝마주의 조직의 왕초라도 단체를 이끌 비전과 논리를 갖추어야 합니다. 인문 사회과학적 식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그저 되나 괴나 조형물을 만들어 업적을 삼으려는 유치한 욕심에 전력투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형이상학적인 어떤 것도 가치로 보이지 않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놓았으니 앞으로 무슨 황당한 사태가 벌어질지 예측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못생긴 여자라야 서비스가 화끈하다느니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느니 하는,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누가 들어도 민망하기 짝이 없는 실언들은 사실 실언이 아니라 대가리 속이 텅 빈 사람만이 아무 생각 없이 지껄일 수 있는 농담 같은 진담입니다. 위장전입과 자녀위장취업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본인은 자신의 발언이나 행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지 순간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해석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에서 항상 자유로울 수 있고, 따라서 반성할래야 반성할 도리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 중 텅 빈 대가리를 가졌던 사람들은 많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상 세 사람이 이 반열에 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똑똑한 참모들의 말을 잘 경청했습니다. 전두환은 버마에서 비명횡사한 두 스승 고 김재익과 서석준을 생각할 때 마다 눈시울을 붉혔다고 합니다. 6 공 경제수석을 지낸 문희갑은 노태우를 가르치는 것을 두고 백지에다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고 회고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김영삼 역시 자기가 모르는 분야 (특히 갱제)만큼은 들썩이는 주둥이를 가까스로 참으며 전문가들의 강의를 경청하는 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명박은 이들과 다릅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는 인류 문명이 사라진 텅 빈 맨하튼 한 복판에 불도저를 끌고 나타나 “나는 경제다” 라고 외칠 사람입니다. 그는 교육이건 문화건 국제관계건 통일문제건 모두 시장논리로 해결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라를 지극히 위험한 지경으로 내몰 수 있는 최악의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한 논리에 고집까지 결합한, 한마디로 대책이 없는 유형입니다.        

이명박 지지자들이 현재 삼성의 간부이거나 강남에 최소한 20 억대 가 넘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빵빵한 인맥과 학맥을 매개로 어느 분야의 로열 패밀리에 들어 있거나 하다 못해 종부세라도 내야 할 처지라면 그를 지지하거나 당선을 축하하는데 대해 일절 토를 달 생각 없습니다. 그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계급을 보위하기 위해 행사한 그들의 당연한 권리니까요.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이 이명박 장로가 생각하는 ‘게으르고 악한 종’이라면 멀지 않아 소심하게 땅 속에 묻어 놓은 한 달란트 마저 빼앗겨 ‘클럽 멤버’들의 금고 속에 들어가 처박히는 기막힌 꼴을 머지 않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장도에서 갑자기 물길을 되돌렸습니다. 기득권 세력의 쿠테타가 아닌 물신주의의 마법에 걸린 다수에 의해 벌어진 사태입니다.

자, 탄식과 비아냥은 여기까지 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특히 10 대 와 20 대 젊은이들이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세상에 황당해 하며 여기저기서 비통한 눈물을 흘릴 것이고, 당과 정파 소속을 망라한 범개혁세력은 다시 20 년 전 그 자리로 돌아가 피곤하고 기나 긴 싸움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군사독재에 대항하는 싸움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정말 피곤하고 기나 긴 싸움을……

동지들에게 먼 곳에서 나마 격려와 지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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