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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여 너를 안는다> 시집의 변
작성자 민초     게시물번호 6333 작성일 2013-04-18 22:11 조회수 2745

주 : 하기의 글은 해외 동포중 곽 상희 시인이 제6회 민초해외문학상 응모에 관한 문의를 하면서 자기의 시집 <고통이여 너를 안는다>의 변을 소개한 글 입니다. 글이너무 좋아서 퍼 왔기에 독자 여러분의 진지한 음미를 바랍니다.

<고통이여 너를 안는다>출판기념회 후의 辮

곽상희

이번에 출간한 제 시집을 두고 어느 평자는 <울음소리를 듣고 웃음소리를 내는 자>라고 말했습니다.

저에겐 저를 두고 부끄러움의 시인, 시인으로서 부끄러워한 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들, 역사 앞에 부끄럽고 그러므로 울어야하는 ... 나 자신에게, 인간과 역사의 부조리 앞에 정직할 수 없어서, 또 지고지선의 그 분 앞에 미안해서, 제 약한 양심은 부끄럽고 괴로워 울어야하는.... (그이유로 전 ‘부끄럽게도’ 오래 동안 제 자신의 시집을 역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시집 모음에는 각별한 주의를 가지고 이 지구상에 흩어져 있는 약한 것들, 아픈 것들, 너무 작고 보이지 않아 낮게낮게 엎드린 것들과 어울려 ‘문학적인 행복‘으로 승화할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해 보았습니다. 나 자신이 그들이 되고 그들이 내가 되는 대상과의 일체, 나는 없어져 녹아지고 그들이 된 나, 하나가 된 우리... (물론 자연을 대상으로 한 감성의 시인 서정시인들의 모든 것이기도 하지만), 이 바램이 어느 정도의 깊이와 높이를 이루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현제로선 더 이상의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시집 출판 후 제 시의 경향은 좀 달라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더욱 인성화 된 자연, 더욱 자연화된 인성, 이 말이 가능할른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방면으로 제 시의 걸음이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시는 끊임없이 변화되고 성숙됩니다. 시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의 길은 참으로 아득하고 험합니다. 저는 아직도 시 앞에 비틀거립니다. 아니, 더욱 더 시의 막연함과 불확실함의 벽이 저를 가로막습니다. 그 벽 너머 쉽사리 시인이 잡을 수 없는 곳에 얼굴을 가리고 시는 홀로 유아독존하며 유인합니다. 시인은 그가 가리고 있는 그것을 벗기기 위해 평생 조용한 몸부림으로 투혼을 바칩니다. 그것이 그가 사는 시대의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공유하며 상호간의 가슴을 울릴 때 그는 행복하고 또 함께 공감의 파장을 넓혀 갑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것들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는 언제나 고독의 밥을 먹기 때문입니다. 고독의 밥에는 그를 낮추는 겸손과 치유와 사랑의 가시가 들어 있습니다. (물론 제가 말하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고백임을 압니다)

스웨덴 시인 2011년 노벨상 수상 작가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가 떠오릅니다. 그를 두고 “ 북구의 투명한 얼음과 끝없는 심연과 영원한 침묵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며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우주를 창조해 내었다는 평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이분법을 화해시키는 그는 분명 행복한 시인입니다. < 푸른 하늘에서 귀청 찢는 엔진 소리./모든 것이 떨리는 공사장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돌연 태양의 심연이 열릴 수도 있는 곳,/조가비와 전화기가 뒤엉켜 소리 내는 곳//...//어둠이 내린다. 한밤중에 잠자리에 든다./작은 배가 큰 배에서 떨어져 나온다./물 위의 홀로움./사회의 검은 선체가 멀리멀리 흘러간다.> 그의 시집 <기억이 나를 본다> 에서 시 "압력" 첫 연과 끝 연, 이것은 그에겐 실례지만 그의 시집을 열자 보인 시를, 거기서 그의 이분법의 화해를 볼 수 있어 적어 보았습니다. 그의 시를 한국어로 옮긴 이경수씨는 그를 평하여 " 순간에 대한 강렬한 집중을 통하여 신비와 경이의 시적 공간을 구축하면서 우리들의 비루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또 우리들 공유의 인간조건에 대한 깊이 있는 비젼을 성취하면서 전통과 현대, 그리고 예술과 인생의 빛나는 종합을 성취한 시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는 철학자는 시가 없는 시대는 불행한 시대라 했습니다. 나는 그 이유를 말합니다. 시는 시대의 양심이며 시는 시대와 역사 앞에 선지자적 순교자적인 힘이라고, 이것은 십년여년 전 한국의 어느 유명한 칼럼이스트의 말이기도 합니다. 나는 여기 덧 붙여 말하고 싶습니다. 시인은 시대와 역사를 위해 끊임없는 회개와 믿음으로 제단을 쌓는 사제이다, 라고. 그때 시는 비로소 아름다운 자유를 한껏 구가할 수 있다고. 물론 시의 사제복은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 많은 사제복 가운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실과 정직, 그 단어의 직조가 바탕이 된 시의 진정성, 진실함만을 말함도 아니고 정직함만을 말함도 아닌 그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하여 짜 올리는 그 너머에 시는 있는 것, 시의 진정성이 요구하는 거기 우리가 도달하기를 갈망하는 시의 꼭지의 세계가 있다, 라는 당연한 말을.

물론 시대마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시의 언어는 다르고 시인의 사제복도 다릅니다. 그것이 이 지구상에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상호이해와 사랑을 위한 축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가 점 점 더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 간다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그런 시가 시의 독자들을 멀리 밀어내는지 오래입니다. 감각의 신은 자기만이 인생의 전부이고 다른 면의 자아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의 실수입니다. 인간이 가진 지. 정. 의, 영과 육, 혼이 있는 것을 잠시 잊어버린 시의 불행한 실수입니다.

시는 우리 속에 깊이 갇혀 잊혀져가는 그 원형을 찾아 들추어내고 견고한 시의 옷을 입고 거리에 가정에 사회에 나와 그 가슴의 문을 더욱 더 두드려야합니다. 누구의 말과 같이 시가 있고 시가 존경받는 그 사회와 역사는 행복합니다.

그러나 시는 그 누구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존재합니다. 시의 부재를 어루만지고 채화하여 타인에게 보이고 만지게 하는 시인, 사제이면서 죄인인 시인, 그가 짊어진 십자가가 아름답고 가볍기를, 영원한 찬미가 되기를 지금 전 두 손을 모우고 기도해 봅니다. (2013. 4. 13)



--- On Thu, 4/18/13, 민초 이유식 <ysspoet7788@daum.net> wr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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