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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하늘나라 네 시어머니가
작성자 푸른하늘     게시물번호 -4956 작성일 2006-09-23 10:50 조회수 568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지만 캘거리에서 운동(골프)을 하면서 다정한 연인들이 밀담을 나누면서 같이 운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노부부의 모습도 종종 휠드에서 봅니다. 3년전이었지요. 아내의 스윙폼을 지적해주며 조금만 잘 해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할아버지.. 그 노부부와의 라운딩을 끝낸뒤 당장 월마트에 가서 300불짜리 여자 골프채를 한세트 사가지고 집에 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이제부터 골프배웁시다"고 하자, 아내는 대답이 없습니다. 손목과 어깨가 늘 아팠던 그녀였기에 난 속으로 철없는 소리를 지껄였구나 싶었지요.

아내는 길을 걸을 때 나랑 손을 잡고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보통의 다른 남성들처럼 남세스럽단 생각 때문에 난 귀찮아했지요. 그러나 이제 나이 50을 바라보면서 자식들이 장성한 것으로 보니 새삼 아내의 존재가 다른 의미로 다가듭니다. 

앞에서 나타내지 못하고 돌아서 눈물흘리는 우리 남성들의 아내와 자식을 향한 지독한 '사랑법'을 이제는 달리 해보고 싶지만 행동이 마음같아야지요.

아파서 눕거나 죽어버리면 허무한 문자메시지나 날리며 살아 생전 잘해주지 못한 시간들만 후회할텐데... 남편은 아내에게 이벤트로 보상을 하려고 하지만 아내는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침묵함으로 대신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운동가는 동안 가게일을 해야 하므로 주변 친구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골프채를 잡지 않습니다. 또 아이들과 집을 돌보는 일이 자신이 살아가면서 해야 할 가장 우선 순위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것을 말로 설명하기 싫었기에 묵묵히 듣고만 있었지요.

난 그런 아내앞에서 또 큰소리로 호기를 보입니다. "내 꿈은 당신과 우리 두 아들과 함께 세계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골프치는 거야"

   



☞ 에드먼튼 님께서 남기신 글


이곳에 오긴 거의 매일 오는데 글쓰는 재주가 없어 주로 다른 분들이 올린글 읽기만 하다 우연히 너무 감동적인 글이 눈에 띄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우연히 읽어봤는데 한국에계신 부모님 생각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코끝이 징하고 눈물이 핑도는게 혹시 못읽어보신 분들이 있으시면 공유하면 좋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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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일을 보시러 나간 후 '띵동'하고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야간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

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

그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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