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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가장의 이야기
작성자 퍼온이     게시물번호 -5086 작성일 2006-10-03 20:31 조회수 813

어느 이민 가장의 이야기를 퍼온 글입니다.
미국이라 지역은 다르지만 이민 생활은 어디나 다 비슷한것 같네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올려봅니다.
추석을 맞이 하여 잠시 고단한 이민생활을 접고
다른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는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빌며.......

******************************************

예전부터 들려오는 소문이 있었지....
그곳엔 엄청난 금이 묻혀 있어 열심히 삽질만 한다면 누구나 부자가 된다는....그곳은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나라 골드메리카!

200년 전 부터 금이 쏟아지기 시작해 지금 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부유하게 만들고 골드메리카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이민을 가기 위해 발을 구르고 있는 나라

특히 한국에서는 지금도 묻지마 이민으로 합법 이민 이상으로 불법이민을 많이 가고 있는 나라......
3년간의 기다림 끝에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해 골드메리카에 발을 들여 놓은지 2년의 시간이 지났다.

동부의 닭공장을 거쳐 금을 찾아 서부로 서부로 캘리포니아에 정착 하고 보니, 이곳 저곳 금광도 많고 소문과 같이 금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아뿔사!
그저 이곳에만 오면 쉽사리 금광을 하나 주을것 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너무나 큰 착오였고 조금이라도 금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금광은 엄청난 프레미엄이 붙어 매매되고 있었으니,우리와 같은 빈털털이 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수 밖에.....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네, 대학원을 나왔네 하는것은 이곳에 오고 보니 참으로 같쟎은 일...한국의 빅쓰리- 서울대, 연고대를 나온 사람들도 모두 세탁 금광, 도너츠 금광, 잔디깍는 금광에서 아침부터 저녁 까지 뼈빠지게 삽질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기에 딱하기만 하다.

하지만 누가 우릴 먹여 주나... 한달만 일하지 않으면 아파트 렌트비 1000불, 자동차 할부 300불, 전기, 전화, 케이블tv, 부식비, 아이급식비, 한번이라도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진찰만 받아도 300불이 날아가는 희한한 나라 골드메리카.... 별로 쓴것 같지 않아도 한달에2000불은 그냥 날아가 버리는 참으로 희한한 나라....

하지만 우리도 금광 잡부로 일을 해야 먹고 살고
또 저축하여 우리 금광을 하나 가져 볼것 아닌가...

닭다리 자르면서 받은 합법 체류증 덕분에 마음은 편했지만
도너츠 금광에서 일도 하고, 스시 금광에서 일도 하고, 슈즈 금광에서 일도 하고, 홈쇼핑 금광에서 일도 하고, 짧은 기간동안 참으로 많은 일을 경험 했지만 힘든일을 마치고 하루를 마감할때 느끼는 마음은 공-허-감... 단, 세글자....

나에게 이런 공허감을 심어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10년 20년 30년 앞선 이민의 선배들이다. 이들중의 70% 는 그림같은 예쁜집 하나씩 가지고 계시고 이런저런 모습의 금광 하나씩 가지고 별 걱정 없이 살아 가고 있는듯 보였지만, 그들의 삶은 참으로 고달프고 쓸쓸하게만 보였으니 10년, 20년 후의 나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이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정치를 욕하고 관료를 욕하고 국민들의 정신 상태를 욕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큰 낙은 쉬는날 한국 드라마 빌려서 보는것,그리고 한국 뉴스를 보고, 한국 신문을 보고 한국 소식을 그리워 하며 사는 이민 선배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찾아 이곳에 왔으며 그들이 찾던것들의 실체를 발견 했을까? 그들은 진정 이곳이 좋아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는것일까?

내가 2년동안 이곳에서 보고 느낀것은 분명 이곳에 와서 금광을 하나 마련해 열심히 삽질을 한다면, 10년쯤 뒤엔 대부분 크거나 혹은 작은 금맥을 발견하고 먹고 사는것은 별로 지장이 없을듯 보인다.
하지만 과연 이것을 후회없는 인생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나 역시 10년만 아니 7년만 열심히 삽질을 한다면 분명히 그럭저럭 터는 잡을것 같은데 핵심은 그것이 아니니 문제인 것이다.

사람사는 재미....
이곳은 바로 사람사는 재미가 없는 곳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물론 이곳이 체질에 맞아 너무나 행복해 하시는분들도 없지 않는듯 하지만 지금 하는 삽질을 멈추고 한국으로 돌아 간다면
패배자, 실패자 라는 사람들의 수 많은 수군거림들을 피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그곳이 그리우니 어찌할꼬....

이제 더 이상 그곳에 내 집도 내 직장도 존재 하지 않지만,웬지 그곳으로 돌아가면 행복해 질것 같고 즐거워 질것 같은 생각은 나의 착각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정말 실패자인가?

프로이드의 말 처럼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은 어느 길을 선택하더라도 남게 되겠지만- 동경만 해야 할 길을 나는 온것일까?
오늘은 정말 사람 사는냄새가 나는 한국이 그립다.

어깨가 탁탁 부딪쳐도 "미안합니다" 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한국이지만,오늘은 그런 시내 중심가를 마음껏 활보해 보고 싶다
그렇게 걷다가 배가 고프면 입맛 맞는 식당에 들어가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큰 소리로 주문도 하고 싶다.

동네에 있는 동호회 클럽에 가서 흠뻑 땀을 흘리며 운동도 하고 싶고
아기자기한 한국의 산하들을 사진에 담고도 싶다.마음이 울적하면 이친구 저친구들을 불러내 괜한 넋두리도 하고, 집에 있는 날이면 세계에서 가장 재미 있다는 한국TV 를 하루 종일 시청하고도 싶다.

컴퓨터로 온라인 뱅킹도 하고 온라인 쇼핑도 하고 싶다
그리고 집으로 날아 오는 온갖 서류들도 척척 읽고 내 힘으로 모두 처리 하고 싶다 .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어디가 아픈진 정확히 말하고 정확한 치료도 받고 싶다.
아이 선생님을 만나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부 하고 상담도 받고 싶다.(이곳에서도 이런 모든것들을 하지만 뭔가 양에 차지 않아서 찝찝하고, 화장실 다녀온후 뒤처리를 안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김치 먹은후 입 냄새를 걱정하고 싶지도 않다.
어메리카로 이민을 꿈꾸시는 분들이라면 어렵게 이민와서,
어! 이길이 아니네... 하시는 말씀 하시지 말고 영어가 자유롭게 되시던지, 그게 아니라면 한국돈으로 5억 정도를 가져 오시던지,그것도 아니라면 어떤일도 견딜 수 있는 무쇠 같은 체력이 있는 분만 오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것이 구비되어 있더라도
가장 중요한 한가지는....
한국과 같이 사람사는 재미가 없더라도 잘 견디어 낼수 있는 각오가 되어있는 분들에게만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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