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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작성자 이재훈     게시물번호 -724 작성일 2004-09-04 17:31 조회수 1337

 

이세상 살아가면서 인간적으로 누리는 가장 큰 기쁨,
어떤 다른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즐거움이란 무엇일까요?
크게는 명예와 부와 지위와 성취라는 것,
작게는 예쁜 집과 좋은 차와 멋진 음악과

맛있는 음식등이 있겠지만
저는 단연코 그 어느 것도 사람과의 만남, 사람 그 자체를
능히 이길 수 없다고 믿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가장 오묘하고 깊고도 그윽하며
식상하지 않고 흥분되며 또한 본질적이며
그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꽉차 있으며
유일한 희망이며, 또한 절망이며..
기쁨이면서 슬픔인 존재..


세상의 전부이기도 하지만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니며
영화로움의 최상이기도 하지만
허무하게도 추풍의 낙엽이기도 한,  그러나..
이세상 유일한 죽음의 목적이기도 한 그.. 사람이라는 존재.

 

낯선땅 캘거리에 와서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삶의 절박한 문제 중의 하나인
삶과 건강이란 문제에 직면한 가장
생명적인 상태로..

 

그런 가운데 저는 일부의 사람들이 그 자신
유일 무이한 존재로서의 사람이면서도
정녕 사람의 문제엔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데 다소 놀라기도 했습니다.

 

여느 사람들 처럼 사람의 문제를 얘기하고
힘들어하고 나름대로 평가를 내리면서도
정녕 그 자신들은 그와는 무관한 것들에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자신을 충만케하는 그 어떤 진리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말초적 기쁨과 소위 보편적이라고 믿는
행복에의 맹목적 추구에만 목을 매는 일상들이었습니다.

 

이것이 놀라운 이유란
바로 우리가 그와같은 시스템의 사회를
벗어나고자 독한(?) 마음으로
이민을 감행한 사람들이라는데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믿기에는..

 

이민을 전 사회적으로 감행하는
지구상의 국가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민이라는 것이 자신의 살아온 환경을 박차고 나가
전혀 새로운 곳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하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극복할 만큼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동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란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마도 개인의 편차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이민을 꿈꾸고 결행한 사람들의
일차적, 절박한 동기는 바로 사람의 문제일 것이라 단언합니다.

 

못살아서도 아니고 무슨 도피의 문제가 있어서도 아닐 것입니다.
교육이라 하더라도 환경의 문제라 하더라도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 하더라도..
그 어느 것도 사람의 문제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 잊어 버렸습니다.
우리가 왜 이땅에.. 낯선 땅에 이민을 왔는지를.
일상적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고
그래서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은 이미 식상한 선전구호일 뿐이며
대부분 자신의 사소한 잘못에는 지극히 관대하면서도
자신의 받은 피해에 대해서는 지극히 엄격하여 
그래서 자신의 권리에는 민감하면서도 책임에는 무감한 사회를..
그 진저리처지는 사회의 온갖 부조리에 절망하고 낙망하며,
바로 사람의 문제에 절망하며 이 땅에 온 것을
깡그리 잊어버린 사람들마냥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서양의 권리장전은 그 인민대중의 피나는 투쟁의 산물이요
철저한 권리의무의 수행이라는 기초하에

가능했던 것임을 상기할 때
적절한 시민사회 쟁취시기를 거치지 못한 가운데
타의적으로 직면한 시대초월적 선진적 시민 사회는
서양사회의 치열한 자기소화과정을 거치면서 이룩한

그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위 노블리제 오블이제의 문제처럼..
서양의 부를 쌓은 사람들에게는 그에 상당한 교양과 사회적 책임,
때론 혹독한 자기 부정의 대중우선의 전통이 있었으나
우리의 졸부들에게는 그와같은 노블리제 오블리제보다는

그저 노블리제 노블리제만이 가능했던 것처럼..

그래서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시민사회의 모습에서 
오블리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노블리제만이 성구처럼 외쳐지고 있는데서
정작 시민사회의 대다수 구성원들인 우리들은
알지 못할 절망감,극복되어지지 않는 정체성의 상실,
오늘 대한민국 사회구성체에대한

설명하기 어려운 괴리감을 안은채
그 일부 독한(?) 사람들이 이민이라는

또하나의 불확실성의 바다로
뛰어 들었던 것아닙니까? 일부의 호화이민층을 제외하구요.

 

그런데 이와같이 우리가 이민을 결심할 당시의

결연하고 순수헀던 시민사회에의 열망을

우리는 어느새 깡그리 잊어버렸습니다.
공동체의 가치관과 보편타당한 진리에 대한 순종보다는
새로운 사회와 그 속에서의 자신의 소박한 기여보다는
어느새 자신의 특권과 우월, 생존만을 주장하고
가족의 소중한 가치가 균형잡힌 사회의 기초로서보다는
나만 잘되면 된다는 식으로 왜곡되어져 인식되기에

이르런것은 아닌지요.

최선을 다하는 삶보다는 최고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무한경쟁의 논리에서 한발자욱도 진전하지 못한..

 

캐나다 사회는 내가 잠시 빌붙어 사는 곳이 아니라
나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고
나의 소망과 주체적 의지를 담아내 줄
새로운 삶의 터로 분명하게 인식하며 살아살 곳이어야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마치 여행자처럼
무슨 빌붙어 사는 이방인처럼
남들이 이민 1세의 과도기성을 이야기하니까
깊이 생각도 해보지 않은채 그저 이민 1세대는
2세를 위한 무조건적인 희생의 세대라

앵무새마냥 되내이는 등
그래서 치열한 주체적 의지와 노력, 책임과 의무,비젼등을

가지지 않은 채
생존의 문제에만 붙들려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요.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아니라 하면서도
완전히 부정하기에는 웬지 공감이 가지는 않나요?


조선은 선비의 나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더이상 선비의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선비가 밥 먹여주는 것 아닌 이상
선비따위를 무에 그리 고집할 일이 있나....
그런데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떠나고

또 이민을 생각한다.
그것도 선비같은 나라 캐나다로..
캐나다가 선비같다고? 논란이 있을 수 는 있겠으나
선비가 무었이든가..
호랑이가 배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 것처럼
선비가 바쁘다고 뛰지 않는 것처럼
부자로 살기보다는 명분에 따라 명예롭게 살기 원하며
남을 뛰어넘기 보다는 대중을 위해 살신성인함을
귀한 가치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 같은 사람들이 많은 사회..
아직은 미국과 달리 캐나다가 캐나다인 것은
이와같은 전통이 더욱 남아 있기 때문은 아닌지..
우리가 이민을 캐나다로 온것 역시 이와같은 삶에 대한 바람

때문아닌지요?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가 풍요롭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박터지더라도 뛰어들어 노력하면 최소한 행복의 중간은 가는
그런 대한민국을 마다하고
단순하고 단조롭고 재미하나 없고
박터지게 해봐도 안한놈이랑 별다를게 없는
이 사회를 굳이 떠나지 않고 눌러 사는 것은
우리가 그저 누리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는
그 선비같은 모습의 재미없으나 평화로운 삶..
풍요롭고 다채롭지는 않으나
원칙이 고루 적용되고 모두 소박하니 상대적 결핍감 덜하고
박터지게 하지 않아도 중간은 그냥은 가는 것 때문 아닌가요?

 

이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사람에 대한 인식이라 생각합니다.
루소등 서양 자연철학자들이 외친 인간의 천부적 권리 말입니다.
서양 시민사회의 근간이 되고 있는 바로 그 indivisualism 이요.
이 것의 뿌리는 바로 시민으로서의 자기 책임성입니다.
`개인주의` 하니까 `이기주의`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

많더이다.
그러나 진정한 개인주의는 공동체주의와 상통합니다.
그것은 이곳 사회 공교육의 목표 중 하나가 공동체 사회의 질서와

규칙에 대한
개인의 엄격한 책임성의 함양이라는데서 알 수 있습니다.
 

이민자로서의 한국인..
이것을 배워야합니다.
무례한 자기 중심주의가 개인주의인 마냥 생각하는데서

벗어나야하며
조선의 오랜 전통 중 하나인 두레와 품앗이의 정신같은 것이
공동체주의의 진정한 모델이 되며 그것이야말로
서양시민사회에서 우리가 퍼뜨리고 지켜나가야할
소중한 민족적 가치요 자산이라는 것을요.
 
이와같은 `사람`을 우리가 창조해낼 수 가 있다면
아니 우리가 이민을 결심할 당시의 창조적이고 계몽적인
상태의 인간성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이기적인 자기 생존적 인간형에서 벗어나고
무한경쟁의 투쟁적인 인간형에서 탈출하여
주체적이며 꼿꼿한 선비의 자존심과
아무런 대가와 선전을 기대하지 않는 그야말로의
희생과 헌신이 우리 에게서 회복된다면

우리가 만들어 가는 이 땅의 삶의 질은
우리가 이민을 꿈꿀 때의 그 것에 한발자욱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사람이 우선입니다.
내가 변하고 친구가 변하고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변하면
내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나의 노력과 헌신... 그 모든 것을 가능케하는 사랑..
이것이야 말로 모든 사회적 헌신과 노력, 심지어 종교적 수사보다도
앞서는 실제적이고 당면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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