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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발리드에서
작성자 philby     게시물번호 12803 작성일 2020-02-16 02:12 조회수 1737

파리에는 다리가 많이 있다. 안 세어봐서 몇 개 인지는 모르나 하여튼 많다. 수많은 다리 중에 가장 먼저 가본 다리는 퐁네프(pont neuf). 우연히 가다보니 퐁네프에 온거지 특별한 뜻은 없다. (pont)이 다리다.가장 가보고 싶었던 다리는 퐁 미라보, 미라보 다리였다.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때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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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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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보 다리 밑에서 밀어는 나누는 연인들 
미라보 백작, 그는 귀족이나 평민의 이익을 위해 혁명에 앞장섰다. 혁명의 공로를 인정받아 팡데옹에 1호로 안장되는 영광을 얻었으나 그 후 루이16세와 비밀거래가 탄로나 팡데옹에서 이장되어 공동묘지로 직행했다. 혁명과 민중을 배반했으니 당연한 조치다.
그래도 미라보는 다리라도 하나 얻어 걸렸으나 로베스피에르는 그런 것조차 없다. 로베스피에르 지하철 역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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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다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다리는 퐁 알렉상드르 3세다. 그는 러시아 황제로 프랑스와 공조를 성사시킨 공적을 인정받아 다리 한 개 얻어 걸렸다. 알렉상드르3세 다리 건너로 황금색 돔을 머리에 인 건물이 있다. 앵발리드(Inval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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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알렉상드로3세, 오른쪽으로 보이는 돔이 앵발리드.

앵발리드는 군사박물관 겸 군인으로 공적을 세운 인물들을 지하에 모셔 놓았다. 나폴레옹 묘도 있다. 앵발리드는 루이 14가 세운 군 병원으로 상이군인들 치료,요양을 담당했다. 지금도 건물의 일부는 군 요양시설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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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발리드 청동 대포, 일차대전 종전 기념식에 축포를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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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앵발리드 처음 갈 때 마침 나폴레옹 특별전시기간이었다. 
앵발리드는 프랑스 대혁명 때 군중들이 몰려가 무기를 탈취해 무장을 한 곳이다. 무장한 군중들은 바스티유 감옥을 함락 시켜 전제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이런 봉기의 전통이 있어 지금도 앵발리드 부근과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단골 시위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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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감옥이 있던 부근에는 이렇게 근사한 오페라 하우스가 생겼다. 바스티유 오페라 하우스는 혁명 200주년 기념으로 세웠다.


작년 5월 부르키나파소에서 테러단체에 억류된 인질을 구출하다 전사한 위베르 특공대원들의 장례식도 앨발리드에서 거행되었다. 1차대전 종전 기념일 행사도 앵발리드에서 열린다.
앵발리드에는  나폴레옹이 잠들고 있다. 영국은 세인트 헬레나에서 귀양살이하다 죽은 나폴레옹 시신을 돌려주지 않았다. 시신 돌려주면 지지자들이 무덤 앞에 모여 무슨 짓을 할지 뻔하기 때문이다.죽은 지 21년만에 시신이 돌아왔다. 루이 필립왕이 영국과 교섭 끝에 시신을 돌려받기로 했다

히틀러가 파리 점령후 존경하는 나폴레옹 묘 앞에서 아주 오랜 시간을 지냈다고 전해진다. 히틀러는 오스트리아에 묻혀 있는 나폴레옹 아들의 시신도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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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잠들어 있는 곳
황제의 시신이 특별 제작된 범선에 실려 세느강을 거슬러 올라올 때 늙어서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들이 근위병 복장을 차려 입고 이날만큼은 허리를 꽂꽂히 세우고 강변에 도열해 황제를 맞이했다. 황제의 시신은 에뜨왈 광장(지금은 샤르르 드골 광장이라 부른다)의 개선문을 통과해 샹드리제 거리를 지나 앵발리드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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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앞에서 칼바도스를 들고. 나폴레옹 시신이 개선문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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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2020-02-1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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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다리(뽕뇌프) 이야기가 나오면 두 사람이 생각이 나요.
하나는 김기덕이고 하나는 홍세화예요.
김기덕은 1990 년대 초 영화 두 개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 영화 중 하나가 뽕뇌프의 연인들이고 다른 하나는 양들의 침묵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홍세화는 지금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의 소설 첫 머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지요.

“노트르담에서 강을 건너지 마시고 쎄느의 하류 쪽으로 내려오시면 당신이
보신 영화 (뽕뇌프의 연인들)의 뽕뇌프가 나오지요. 뽕(pont)은 다리이고
뇌프(neuf)는 '새로운'이란 뜻이니까 결국 '새 다리'죠. 그런데 빠리를 배경으로
한 어느 한국 소설에서 '새 다리'를 '9번 다리'라고 썼더군요. neuf란 단어에
아홉이란 뜻도 있기 때문에 나온 실수였어요. 그 실수는 이 '새 다리'가 서기
1600년경에 돌로 만들어졌고 지금은 빠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는 것을
모르고 이름 그대로 가장 최근에 만든 다리라고 주장하는 실수보단 아주 가벼운
것이지요. 왜냐하면 앞의 실수는 단순히 단어를 잘못 이해한 것이지만 뒤의
실수는 역사에 대한 오류니까요.”

뽕뇌프를 9 번 다리라고 번역해서 올린 한국소설이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
ㅎㅎ 공교롭게도 김기덕이 감명을 받았다는 또 다른 영화 양들의 침묵의 베스트셀러 원작소설 토마스 해리스의 the Silence of the Lambs 를 번역한 한국의 유명번역가의 치명적 실수가 하나 떠 오르는군요.

연쇄살인범 제임검브가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을 납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캐서린을 자기 밴에 태워 기절시킨 후 “14?” 하고 묻죠. 번역가는 이것을 “열 네 살?” 이라고 번역했는데 사실은 나이를 물은 것이 아니라 옷 사이즈를 물은 거였어요.

아마 지금까지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을 이 번역오류는 치명적 실수에 속해요. 왜나하면 그 연쇄살인범이 사이즈 14 이상의 체구가 큰 여자들만 골라 납치한 후 그 여성들의 가죽으로 옷을 만드는 재단사라는 이 소설의 핵심플롯 중 하나를 so called 번역가하는 사람이 간과한 것이 되니까 말이죠.

홍세화가 자기 소설에서 9 번 다리는 가벼운 실수고 새다리를 가장 최근에 만든 다리라고 오해하는 것은 더 나쁜 실수다 어쩌구 하는 장관설을 떠 올리다보니 나도 어느 번역가의 오류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놓게 되었어요. ^^

philby  |  2020-02-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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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에서 콩고드광장까지 걸으며 홍세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사람이 쓴 책에 파리에서 택시운전사 하려고 시험 본 이야기가 나오는데 필기, 면접, 실기 3단계로 되어있다는군요.

면접을 보는데 A지점에서 B 지점까지 어떻게 가는냐를 설명하는건데 두 문제가 있대요. 문제는 본인이 직접 뽑기를 한다는데 첫번째 뽑은 문제가 개선문에서 콩고드 까지 어떻게 가느냐?
관광객들도 다 아는 너무 쉬운 문제라 면접위원들이 다들 웃더랍니다.
개선문에서 콩고드는 걸어가도 30분도 안걸리는, 차로 가면 1-2분 걸리는 2킬로미터 정도되는 직선거리.

장난기가 동해 실험을 해봤어요. 개선문에 빈 택시가 있길래 "콩고드" 하니까 귀찮다는 듯이 "걸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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