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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PS/4, Pandora's box, Nintendo switch and Steam
작성자 외노자     게시물번호 17166 작성일 2023-07-03 11:52 조회수 1488

코로나 팬더믹이 최절정기일 때 아들이 대학을 졸업했다. 구직 활동도 물건너갔고 아르바이트도 못 했으며 밖으로 돌아다니지도 못했다. 결국 집으로 불러들였다. 그 후로 세 식구가 같이 살고 있다.

 

락다운으로 심심해 하던 아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소니 PS4를 사려고 쇼핑센터를 갔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모두 생각하는게 비슷하다. 월마트나 베스트 바이에 평소 산처럼 쌓여 있던 게임기들이 모두 매진됐다.

 

이 소식을 아내로부터 전해 들었던 당시, 나는 막 국경을 건너 사스카츄완의 Wayburn 이라는 조그만 마을에 있었다. 거기엔 아담한 월마트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 가보니 아들이 원하던 소니 PS4가 있었다. 그곳에서 PS4를 구입해 선물했다.

 

아들은 몬스터 헌터, 니드 포 스피드, 오버워치, 폴아웃, call of duty 등의 게임을 설치했다. 그리고는 거실에 대형 tv에 연결하여 게임을 하다가 계속 나에게도 해 볼 것을 권했다. 아들의 권유에 따라 여러 가지 게임을 시도해 봤지만 조종기도 익숙하지 않았고 여러가지가 어려워 잘 즐기지 못했다. 아들은 결국 나를 게임의 세계에 끌어들이는 것을 포기하고 게임기를 자신의 방에 가져가서 모니터에 연결하여 게임을 했다.

 

내가 골목길 개구쟁이 시절에 비디오 아케이드 게임이 태동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전 세계적인 공전의 히트를 내 눈으로 목격했다. 거리 곳곳에 무허가 전자오락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나도 50원짜리 동전이 생기면 오락실로 쪼르르 달려가서 인베이더를 하고는 했다. 세월이 흘러 컬러 브라운관을 채용한 게임들이 등장했다. 팩맨, 문패트롤, 스크램블 등등의 게임에 이어 갤러거라는 초 히트작이 또 등장했다. 나도 날아오는 날파리와 나방을 죽이기 위해 갤러거 기계에 수많은 50원짜리 동전을 투입해 총알을 뿌려댔다.

 

아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내가 어릴 때 하던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봤다. 아마존에서 판도라의 박스라는 게임기를 팔고 있다. 여기엔 과거에 오락실에서 할 수 있었던 거의 모든 게임이 설치되어 있다. 당장 주문했다.

 

옛날 추억을 곱씹으며 여러 가지 게임을 했지만 곧 후회하게 됐다. 추억은 추억일뿐 옛날같은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게임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했을 뿐이다. 혹은 그 당시 귀중했던 50원짜리 동전을 쓰지 않고 공짜로 게임을 하니 그 흥분과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탓도 있을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는 곧 tv 스탠드 바닥에 처박혔다.

 

코로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때 아들은 다행이 다운타운에 있는 테크 회사에 취직했다. 회사와 집만 시계추처럼 오가며 따분하게 생활 하더니 결국 닌텐도 스위치라는 또 다른 게임기를 샀다. 아들녀석은 여기에 동물의 숲, 젤다, 마리오카트 등의 게임을 하며 또 우리 부부를 꼬셨다. 이번에는 효과가 훅! 들어왔다. 아내가 동물의 숲을 해 보더니 푹 빠져 버렸다.

 

'나 저거 당장 필요해. 내놔라!'

 

아내의 명을 받들고 즉시 닌텐도 스위치를 사서 가져다 바쳤다. 아내가 하도 재밌게 해서 나도 잠깐 동물의 숲을 해 봤다. 아! 게임이 이럴 수도 있구나!

 

내가 어릴때 하던 게임은 50원짜리 동전을 넣고 일종의 긴장감을 사는 행위였다. 보통 목숨은 세 개고 화면에서 끊임없이 적이 나타난다. 나는 적의 공격을 피해서 적들을 죽여가며 최대한 오래 버티는게 게임의 목표다. 그런데 동물의 숲은 그저 릴렉스 하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나무를 하고 열매를 따며 조개를 줍고 해산물을 채취하며 낚시도 하고 가구를 만들고 농사를 짓는다. 너무나 여유작작 하다. 최근 아내는 게임 안에서 테니스 코트까지 만들어 놨다.

 

게임 속의 세계는 현실과 연동된다. 현실이 낮이면 게임속도 낮이다. 여름에 게임을 하면 게임 안도 여름이다. 겨울에 게임을하면 게임 속에서 눈을 맞으며 눈밭을 헤맨다. 새벽에 게임을 하면 별똥별을 볼 수 있다. 가끔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기 위해 아내는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기도 했다. 잡히는 물고기나 곤충들이 계절과 연동된다. 아내는 새로 잡히는 곤충이나 물고기, 새로운 화석 등을 발굴하면 마을 박물관에 기증하기 바쁘다.

 

게임 속에 위험요소는 전혀 없다. 과거와 같이 서로를 죽이고 죽는 그런 세계가 전혀 아니다. 가끔 나무를 하거나 열매를 따다가 벌에 쏘이거나 독거미에게 물리는게 가장 큰 위험이다.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은 오픈월드 게임이다. 그저 목적 없이 게임 속을 돌아다니며 자기 마음대로 노는거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인트로를 지난 후 밖으로 나왔을 때 펼쳐진 세상을 보고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그리고 나는 겁이 나서 게임을 접었다. 가뜩이나 이것저것 놀며 시간 없어 죽겠는데 이 게임을 시작하면 더더욱 시간을 뺏겨 버릴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들은 요즘은 또 닌텐도 스위치를 떠나서 컴퓨터로 주로 게임을 한다. 스팀이라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세상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게임이 다 있는가 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연애를 안 하고 게임 속에 빠져 사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혼자 놀기 참 좋은 세상이다. 그런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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