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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CRA) 사칭 전화사기 캐나다 전 국민 겨냥 (CN Analysis)
 
전화나 문자, 메신저를 통해 피싱 사기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이나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보이스피싱이라고 한다.
한국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전년 대비 35%가 넘게 늘어 2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뜯긴 피해자 수는 줄었지만, 고액 피해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어 1명당 평균 피해액이 1710만원(1만7천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캐나다도 한국과 다르지 않다.
RCMP에 따르면 사기꾼들에게 손실된 금액은 평균 8천 달러에서 2만 달러 사이였으며, 일부는 10만 달러 이상이다.
엊그제(7일) RCMP가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체포하고 이들의 사기 행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거의 캐나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화 사기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사기범을 체포했던 경찰관 조차도 그들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보이스피싱 범죄로 지명 수배를 받던 Thomas Pao는 4월에 중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오려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서 체포됐다. Pao에 대한 체포는 이들의 돈 운반책 혐의를 받은 Abilash Kumar Chenreddy가 캐나다에서 추방 명령을 받은 직후에 이뤄졌다.

RCMP의 Ken Derakhshan는 이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밝혀낸 이야기를 풀어놨다.
“전화가 걸려오면 인도의 한 콜센터 전화 담당자가 피해자에게 국세청에 미납한 세금이 있다고 말하는데 때로는 속임수와 기만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때로는 극도의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면서 “결국 피해자는 은행에 가서 많은 현금을 인출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RCMP가 사기범을 추적한 결과, 뉴델리와 그 주변의 폰뱅킹(telephone banking)은 콜센터 운영자(상담원 관리책)가 관리했으며, 근무 시간표와 급여를 포함해 합법적인 사업처럼 위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콜센터 운영자는 전화 담당자(상담원)가 잠재적인 피해자와 연결할 경우 사용할 스크립트를 제공했다. 파일을 열면 미리 삽입해둔 악성 스크립트가 동작하고 추가 악성코드가 설치된다.

피해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사기꾼을 위한 상품권을 사거나 전통적인 방법으로 송금하도록 압력을 받았다. 비트코인 ​​자동 입출금기를 통해 돈을 보내라고 명령하기도 하지만 최근 경찰의 수사가 이들을 압박하자 현금만 취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Derakhshan은 말했다.
"피해자는 돈을 봉투에 넣으라고 위협을 받고 Purolator나 UPS와 같은 익스프레스 우편을 사용해 캐나다 내 주소로 돈을 보내라는 매우 정교한 지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RCMP는 현금을 수거하는 사람을 사기집단의 ‘돈 운반책’으로 지정했다.

현금은 운반책의 집이나 회사 주소, 우편함 또는 가짜 이름으로 된 주소로 발송됐고 운반책은 이 현금의 일부를 자신의 몫으로 챙기고 나머지는 ‘핸들러(handlers)’에게 넘겼다. 핸들러는 이 자금을 모아 다른 계좌로 옮기거나 비공식적인 지하 자금 이체 시스템인 하왈라(hawala)를 이용해 인도로 이체하는 환전 송금책이었다.
RCMP에 따르면, 조직의 핸들러 위에 매니저가 있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인도의 총책인 주동자가 있다. 설계자인 셈이다.
Derakhshan은 "이 정교한 범죄를 저지르려면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며 그들은 각자의 역할 내에서 상호 협력해 범죄적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와 인도 당국이 수사에 협조하면서 콜센터를 급습해 수백 명을 인도에서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체포된 Pao는 과거 온타리오 미시소거에 살았으나 종적이 묘연했고 수년 동안 중국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캐나다 여권은 만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Pao는 캐나다로 돌아와 비상 여행 문서를 신청해야했는데 RCMP가 이를 발견하고 지난 4월26 일 공항에서 검거했다. 그는 5천 달러 이상의 사기, 범죄 수익 보유 및 자금 세탁으로 기소됐다.

예전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로 인식됐으나 요즘은 20~30대 피해자가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기술 발달로 사기수법이 워낙 교묘해서 누구나 쉽게 넘어갈 수 있다. AI 프로그램을 사용해 누군가의 목소리와 얼굴을 완벽하게 변조해 피해자들을 속이거나, 범죄 조직이 보낸 URL을 클릭할 시 피해자가 원래 기관에 이중 확인을 하기 위해 전화하려 해도 그 연락이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게끔 만들기도 하니 눈 뜨고 코 베어가는 세상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다.

다음은 캐나다와 한국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마련한 주의사항들이다.

① 전화로 정부기관이라며 자금이체를 요구하면,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
② 전화 · 문자로 대출을 권유 받는 경우, 무대응 또는 금융회사 여부를 확인
③ 대출 처리비용 등을 이유로 선입금 요구 시 보이스피싱
④ 고금리 대출 먼저 받아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올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은 보이스피싱
⑤ 납치 · 협박 전화를 받는 경우 자녀 안전부터 확인
⑥ 채용을 이유로 계좌 비밀번호 등 요구도 보이스피싱
⑦ 가족 등 사칭 금전 요구 시 먼저 본인인지 확인
⑧ 출처 불명 파일 · 이메일 · 문자는 클릭하지 말고 삭제
⑨ CRA 등 기관 팝업창이 뜨고 금융거래정보 입력 요구 시 100% 보이스피싱
⑩ 보이스피싱 피해발생 시 즉시 신고 후, 피해금 환급 신청으로 추가 피해를 방지

캐나다는 유학생을 상대로 한 렌트, 환전, 수표 사기가 최근 횡행해 각 총영사관에서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데 여전히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캐나다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다양한 피해 사례들이 올라온다. 기업의 채용광고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 대출을 받으려는 시도(올해 1월)도 있고 작년에는 밴쿠버에 거주하는 아내와 딸을 납치했다며 한국의 남편에게 거액을 갈취한 일도 있었다. 아내 핸드폰으로 아내 목소리를 변조하니 깜쪽같이 속은 것이다.

우편물이 도착했다는 메시지, 좋은 deal이 있다거나 어디에 당첨됐다는 축하 메시지 또는 이메일을 기자도 거의 매일 받는 듯 싶다. 모르는 전화 받지 않고 낯선 문자나 이메일 클릭하지 않는 것쯤은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방어일 터인데 아는 전화로 낯익은 목소리로 연락이 오면 정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가족에게 일이 생겨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거나 평소와 다른 요구가 있으면 당사자가 진짜인지 확인이 필요하긴한데 지나칠 정도의 조심성이 있지 않고서야 당혹한 상황에서 누가 이런 확인을 제대로 하겠는가.
남들에게 뜯기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는 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 쉽지 않은 요즘이다. (안영민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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