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돌뱅이 일기 4 _ 설강(雪江) 유장원 (캘거리 문협)
1.
나무껍질을 뜯으면
파도 거품이 보글대고
벌판을 한꺼풀 벗기면
바다가 허연 살을 드러낸다
나뭇가지 위로 기러기 알 하나 낳으면
어부가(漁夫歌) 뉘엿뉘엿 넘어간다.
에야노 야노야
어기여차
벌겋게 싯벌겋게
재가 되어 넘어간다
2.
장돌뱅이 삶의 반은 자동차인데
그 삶에 깔린 생명들이
누렇게 번져오는
가을 바다 위에서
고퍼 빳빳히 선 채 노 젓고 있다.
해 저물도록 어부가(漁夫歌) 부르고 있다.
에야노 야노야
어기여차
노랗게 샛노랗게
풀이 되어 넘어간다
3.
새털들이 모여 구름이 되고
그 구름들이 소박하게 모여
비를 내려 주시면
다시
벌레들,새들,나비들 모여
푸른 알을 낳는다
무수히 번식한 푸른 들판 위로
장돌뱅이 어부가(漁夫歌) 부르고 있다.
에야노 야노야
어기여차
푸르게 짓푸르게
바다 되어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