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삼킨 ‘가짜 서류’…캘거리 위조 사기 경보 - 올 상반기 위조 처방 132건
중고차 카팩스·보험서류까지 확산, 타인 면허증·SIN 도용 등 수법 고도화
경찰이 압수한 위조 문서·장비와 도난 개인정보로 구매된 오프로드 차량 (사진 출처 : 캘거리 경찰청)
(이정화 기자) 지갑 속 신분증부터 중고차 서류, 약국의 처방전까지 캘거리 시민들의 일상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위조 범죄’ 표적이 되고 있다. 영어와 현지 시스템이 익숙치 않은 한인 새내기들에게도 일상 속 거래와 각종 서류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해지고 있다.
■ 상반기에만 132건, 약국가 덮친 가짜 처방전
처방전을 위조해 통제 약물을 편취하려는 시도는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앨버타 약사협회(ACP)에 따르면 주 내 위조 처방전 신고 건수는 지난 2024년 188건, 2025년 149건에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132건이 접수돼 가파른 상승세를 띠고 있다.
위조 처방전의 주요 목적은 오피오이드 진통제와 ADHD 치료제, 항불안제 등 통제 약물을 불법으로 취득하거나 이를 암시장에 되팔기 위해서다. 캘거리 에지몬트 패밀리 약국(Edgemont Family Pharmacy & Travel Clinic)의 웨삼 사크르(Wessam Sakr) 약사는 “최근 지역 약국에서 위조 사례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수법도 합법적인 것처럼 보일 만큼 정교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위조 처방전은 주로 팩스로 송신되거나 '앨버타주 추적 처방 프로그램'의 도난 용지를 악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선 약국 직원들은 처방 의사를 역추적하고 사법 당국과 공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행정적 부담을 안고 있다.
■ 카팩스 위조해 차량 팔고, SIN 도용해 주택 임대까지
위조 범죄의 기류는 서민들의 자산 거래인 중고차 시장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캘거리 경찰청(CPS) 금융범죄전담팀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인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무대로 차량의 주행거리를 조작하고 관련 증빙 서류를 완벽히 위조 및 판매해 온 사기 용의자가 이달 2일 전격 수배됐다.
가해자는 실제 주행거리가 31만km가 넘는 2012년형 혼다 CR-V 차량의 계기판을 기계적으로 조작해 16만km로 속여 팔았다. 당시 구매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캐나다 공인 차량 기록서인 ‘카팩스(Carfax)’ 보고서의 수치와 자동차 보험 서류까지 정교하게 가짜로 인쇄해 건넸다.
피해자는 거래가 끝난 후 직접 카팩스를 재발급받고 나서야 뒤늦게 위조 사기 피해를 인지했다. 경찰은 현재 추가 피해자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생활 문서를 노린 위조 범죄는 개인의 신원까지 노리고 있다. 캘거리 경찰은 4개월간의 추적 끝에 최근 캘거리 SW 일대의 한 주거지를 급습, 전문적인 신분증 제조 장비와 위조 서류 더미를 무더기로 압수했다. 현장에서 적발된 범죄 조직은 타인의 운전면허증과 ▲여권 ▲출생증명서 ▲사회보장번호(SIN) 등을 무단 도용해 가짜 서류를 찍어내고 있었다.
이들은 위조 신분증을 무기로 캘거리 전역에서 고가의 스노모빌(겨울철 전용 소형 차량)과 오프로드 차량을 허위 금융 할부로 구매했을 뿐 아니라 캘거리 내 렌트 하우스(임대 주택) 계약까지 위조 신분으로 체결해 점유하는 등 대범한 민생 침해 범죄를 저질렀다.
■ 카팩스 조회·신용 알림 등 '가짜' 걸러내는 셀프 예방
처방전 위조는 정상 환자의 의약품 조제 지연 우려를 키우고, 차량 이력서·신분증 위조는 소비자의 구매 판단과 개인 정보 신뢰를 흔든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거래시 구매자가 현장에서 카팩스(Carfax)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해 차량식별번호(VIN)를 실시간으로 교차 조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사설 기관이나 이메일을 통한 사회보장번호(SIN) 요구나 신분증 사본 공유는 거부하는 것이 안전하다. 캐나다 신용평가기관(Equifax, TransUnion 등)에 ‘신용 조회 알림(Credit Alert)’을 신청해 두면 명의 도용을 통한 허위 대출이나 임대 계약을 실시간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밖에도 Borrowell·Credt Karma Canada 등 공인 앱과 앨버타 넷케어(NetCare)를 통해 금융 및 의료 기록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캘거리 경찰청은 서류 조작을 중범죄로 규정하고 의심 정황 발견 즉시 경찰 비상선(403-266-1234)이나 크라임스토퍼로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