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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무서워 집에도 못 가” 워홀러 울리는 다운타운 치안 - 경찰 단속 첫날 280명 무더기 체포

시내 콘도·C트레인 주변 번진 치안 우려, "세이프웍스 폐쇄 후 중독자 유입 늘어"

최근 캘거리 시티홀역 인근 콘도 정문과 후문 주변에서 노숙인들이 머물고 있는 모습과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주사기 (사진 : 이정화 기자) 
(이정화 기자) 최근 한국 사회를 강타한 ‘수원 마약 좀비’ 영상이 마약 범죄와 치안 불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비정상적인 신체 반응을 보이는 남성의 모습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국내 언론과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면 캐나다의 대표적인 성장 도시 캘거리에서는 다운타운 일대의 마약 중독자 목격이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선 뜨거운 공론화 대상이 되는 마약 관련 이상 행동과 범죄 문제가, 이곳 시민들에게는 매일 아침 동선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치안 불안으로 굳어지고 있다.

■ 단속 쏟아도 치안 불안, 약물 시설 폐쇄가 답인가

캘거리 경찰청(CPS)은 치안 악화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도심 일대에 순찰 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오퍼레이션 리스토어(Operation Restore)’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단속 첫날에만 현장 검문을 통해 기존 수배자 280명의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또 공공장소 마약 흡입 및 무단 점거 등 경범죄 행위에 대해 146건의 벌금 티켓을 발부했다. 스티븐 애비뉴 단속 중에는 과다 복용으로 쓰러진 중독자를 발견해 현장에서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을 투여해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전방위적 단속에도 마약을 투약한 중독자들의 모습은 매일 목격된다. 벨트라인 C트레인역 보행로를 포함해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중앙도서관 근처가 주요 출몰 지역이다. 일부 노숙인이 콘도 입구를 점거해 주민 출입을 방해하는 모습은 성장의 중심지 다운타운의 명암을 보여준다.

이 같은 도심 약물 문제의 이면에는 정책 갈등이 있다. 지난달 말 다운타운의 유일한 감독형 약물 시설인 ‘세이프웍스(Safeworks)’가 영구 폐쇄되면서 거리 안전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정부는 시설을 없애는 대신 관련 예산을 '해독 치료 및 회복 중심' 모델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의료 전문가들은 대안 없는 폐쇄가 길거리 오남용과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이후 갈 곳을 잃은 중독자들이 민간 주거 지역과 보도 공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 눈빛 피하고 주사기 신고는 311, 도심 실전 수칙

당국의 단속과 보건 정책의 기로 속에서 주민들의 치안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티홀역 인근 콘도에 거주하는 워홀러 A씨는 “역세권에 다운타운이라 렌트비가 비싼데 교통 말고는 장점을 모르겠다”며 치안 실태를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 저녁에 포장 음식을 받으러 1층에 내려갔다가 한 노숙인이 건물 문틈에 발을 끼워 넣으며 따라 들어오려고 해 건물 내부로 도망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도에 보안요원은 거의 자리가 비어 있는 데다 퇴근길 건물 앞에 노숙인들이 몰려 있어 다른 주민이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간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곳 주민들에게 도심 치안은 일상을 무사히 영위하기 위한 실전 생활 규범에 가깝다. 우선 약물에 취한 이들과 조우했을 때는 절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신속하게 현장을 벗어난다. 보행로나 골목에 의문의 주사기가 방치돼 있을 때는 직접 치우지 않고 캘거리 시청 앱(Calgary 311)을 통해 ‘공공장소 주사기 수거’ 서비스를 신청한다.

특히 C트레인 무료 승차 구간이 중독자들의 이동 경로로 활용되는 만큼 열차 내 위협 상황 발생 시 트랜싯 전담 보안관이 출동하는 문자 번호 ‘74100’을 스마트폰에 단축번호로 등록해 둔다.

캘거리는 최근 글로벌 조사에서 ‘Z세대가 살기 좋은 세계 도시’ 상위권에 오를 만큼 젊고 역동적인 매력을 가졌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치안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비정상적인 범죄 행위를 단순한 노숙인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주민들의 자구책에만 의존하는 치안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실효성 있는 단속과 근본적인 정책 정비가 시급하다.

기사 등록일: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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