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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 7달러, 기꺼이 산다…캘거리에 스며드는 '작은 사치' - 1시간에 65불짜리 경험도, 청년층 지갑이 열리는 곳

가구당 연간 여가 지출 5천 달러 돌파, 카페·공방·필라테스 등 경험형 소비 확산

캘거리 시내 공방의 도예 체험 모습(왼쪽)과 스페셜티 브랜드 모노그램 커피 (사진 출처 : Clay Club, 이정화 기자) 
(이정화 기자) 7달러짜리 커피 한 잔, 65불짜리 도예 수업 한 번, 필라테스 1시간.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 속 큰 소비 대신 작은 경험에 돈을 쓰는 '작은 럭셔리(Small Luxury)'가 캘거리에서도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여가 관련 평균 지출은 5천 달러를 넘어섰다. 커피와 취미, 웰니스 등 경험 중심 소비가 일상 속 새로운 지출 방식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 커피는 음료가 아니라 경험…스페셜티 카페 경쟁

캘거리에서 ‘작은 럭셔리’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스페셜티 카페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취향과 분위기, 브랜드 가치를 함께 경험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고물가 시대의 대표적인 소액 경험 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필앤세바스찬(Phil & Sebastian Coffee Roasters), 모노그램(Monogram Coffee), 로소(Rosso Coffee Roasters), 아날로그(Analog Coffee) 등 캘거리의 대표 스페셜티 브랜드들은 커피를 매개로 사람들이 머물고 교류하는 지역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중 모노그램 커피는 캐나다 스페셜티 커피 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기자가 시내 주요 매장을 둘러본 결과, 시간대와 관계없이 주문을 기다리는 손님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매장 바리스타는 “손님들은 원두의 품질뿐 아니라 매장의 분위기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인지를 고려해 이곳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 "제품 대신 시간을 산다" 취미 클래스의 진화

오늘날 캘거리에서는 자신만의 취향을 채울 수 있는 소규모 스튜디오와 지역 기반 클래스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핵심은 완성품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과정 자체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도예다. SE의 전통 예술 스튜디오인 ‘페어뷰 스튜디오(Fairview Studios)’는 물레 위에서 흙을 빚는 물레 차기와 손으로 형태를 만드는 핸드 빌딩 등 다양한 도자기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한 ‘Clay Club YYC’는 아늑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나만의 컵이나 그릇을 만들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술가와 시민을 연결하는 워크숍 플랫폼 ‘닷츠 앤 라인즈(Dots & Lines)’도 있다. 캘거리 곳곳에서 ▲달 조명 만들기 ▲캘리그라피 ▲드로잉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를 팝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원하는 그림을 활용해 러그(카펫)를 만드는 터프팅 공예도 눈에 띈다. 캘거리에선 ‘타이거 터프팅 스튜디오(Tiger Tufting Studio)’와 ‘터프트 러브 스튜디오(Tuft Love Studios)’ 등이 체험 클래스를 열고 있다.

향기 공방도 핫한 취미 공간으로 떠오른다. 캘거리의 ‘밀크 자 캔들(Milk Jar Candle Co.)’은 직접 향을 체험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 ‘올팩토(ol.facto)’와 다운타운 ‘파퓸 갤러리(Parfum Gallerie)’ 등도 맞춤형 향수 체험과 조향 클래스를 선보이고 있다.

■ 소규모 운동과 비싼 커피에 지갑 여는 청년들

운동 소비 방식도 변하고 있다. 과거 대형 헬스장처럼 가격과 시설 규모가 주요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소규모 수업과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캘거리에서는 필라테스 스튜디오와 부티크 운동 공간이 늘고 있다. 캐나다 서부를 기반으로 한 ‘Lagree YYC’는 리포머(스트레칭·근력 운동 장비)를 활용한 고강도 필라테스 수업을 운영한다. 이달 22일 개장하는 ‘REPOSÉ CLUB’ 역시 필라테스와 웰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한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우선시하는 청년층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3개월차 워홀러 A씨는 “한국에서 성수동이나 홍대 공방 골목을 찾아다니던 게 일상이었어서 여기서도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면서 “이 돈 모아서 여행 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한테는 하루하루를 재밌게 해주는 이런 작은 사치들이 가치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매장 안에서 만난 B씨 역시 “커피가 다 똑같아 보여도 여기 커피는 진짜 맛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온다”라며 “좋은 자리에 앉아 멍 때리기도 하고 가격은 비교적 비싸도 분위기를 사는 셈”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 분석가들은 "고물가 기조 속에서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이나 명품 구매 같은 거대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인다"면서 "대신 그보다 적은 지출 안에서 확실한 일상적 만족과 보상을 얻으려는 작은 사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일상의 만족을 위한 경험 소비는 꾸준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커피 한 잔과 취미 한 시간에 기꺼이 비용을 쓰는 '작은 럭셔리'는 캘거리 소비 문화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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