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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감상] 연가(戀歌) / 박재삼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159 작성일 2005-03-08 20:19 조회수 1653
 

박재삼의 '연가(戀歌)' 사랑하는 사람아. 이를테면 팔당 같은 데 가서 설레고 떨리는, 그러면서 달콤한 키스를 하고, 숨이 차도록 껴안고, 말은 거의 삼가고 경건한 심정으로만 달 없는 밤을 지내고 싶어라. 벌레소리는 멀찍이 물러서고 뱃전에 닿는 물소리도 아득하고 모든 것은 우리를 두려워 하고 은은히 축복하는 것뿐. 풍경은 전적으로 적막의 선을 가늘게 가늘게 두르며 드디어 우리의 거친 숨소리만이 이 세상에 충만하고,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허망한 꿈이었던가. 아니, 현실이었던가. 아, 그 어느 쪽도 아니면서 분명히 분명히 어느 쪽에 속해 있어라. ============================================ * 지워버릴 수 없는 꿈은 또 하나의 엄연한 현실이다. 애써 아니라고 말할 때마다, 그것은 더욱 강렬한 모습으로 떨리는 마음에 깊이 각인된다. 아, 운명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잊을 수 없는 사람은 오늘도 내 안에 가득하다. 꿈이면서도 꿈이 아닌 채, 현실이면서도 현실이 아닌 채로.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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