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추운 잠 끝에
네가 있었다
환한 빛으로 다가선
그대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도 우리는
서로 초면이냐는 그대의 말에,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에게 미안했다
내 오랜 기다림이
빛깔 좋은 빵 속의
방부제처럼 무색해졌다
그래, 나는
썩지도 않는 *'하얀 그리움'이지
그런데, 너의 품에서
생생히 썩어 간 내 사랑은
너에게 얼마나 치명적이었을까
그래, 나는 나쁜 사람이지
나만을 위한 사랑때문에,
너를 병들게 한 사람이지
너무 미안해,
오늘도 나는 너에게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빨리 깨지도 않는 꿈,
눈물만 흐른다
너를 처음 본다는 나의 말에,
창백한 슬픔이 되어버린 네 앞에서
* 박금숙 시인의 詩題, ' 하얀 그리움'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