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차고는 목사 못된다"
(::개신교 지도자 총신대 강연 파문...여성계 강력
반발::)개신교계의 주요 종교지도자가 대학 강단에서 전교 학생이 모인자리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기저귀’ 발언을 해 총학생회와 종교·여성계가
사과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총신대학교 채플 시간에 전교생 8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총회장인 임태득(대구 대명교회 당회장)목사가 “우리교단에서 여자가 목사안수를 받는다는 것은 턱도 없다. “여자가
기저귀차고어디 강단에 올라와”라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 이 발언직후 총신대 총학생회(회장 김성수)는 19일 여학생회와 공동으로임시총회를
열어 임목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키로 했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한국여성신학자협의회(여신협)’ ‘한국교회여성연합회’등
여성종교단체와 ‘한국여성의 전화연합’등 여성계도 상식 이하의 성폭력성 발언이라며 조만간 여성 신학자·교역자 연대모임과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하는등
이번 사태가확대될 조짐이다.
대학, 종교계, 여성계는 종교계 최고어른의 발언으로는 믿기지않는다는 반응이다. 신자 약 200만명의
예장 합동은 예장 통합과더불어 개신교계 장자(長者) 교단. 당사자인 임목사는 ‘성서에합당하는 내용’이라며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사과를하지 않고 있다.
김성수 총신대 총학생회장은 “여성 목사안수 논란의 신학적 타당성 문제를 떠나, 성폭력적이고 여성비하적 발언
때문에 전체 60%에 이르는 여대생들이 큰 상처를 받고있다”고 말했다. 한 여대생은 개신교계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에 “교단 최고어른이 여성의
가치를 짓밟고 무시했는데 이런 식이라면 도저히 학교는 물론 교회도 다닐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당사자인 임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성경적인 내용이라별 문제 될 게 없다”며 대수롭잖은 반응을 보였다. 교단 총회는인터넷에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해명성 글을
올렸을 뿐이다.
하지만 총학생회와 종교·여성단체는 당사자의 공식적인 사과가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총신대보 인터넷 게시판에
‘에비타젠(Evitagen)’이라는 이름의 한 총신대 남학생은 “교회내에 팽배해있던 여성비하적 시선을 한껏 드러낸 사건으로 교회 내
성차별적편견들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여신협 이순임사무총장은 “현대사회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가부장적 정서가 뿌리깊은
교회 내 성폭력적 정서를 도려내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