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가 보이는 곳에서
시내 운
닭 우는 소리
새벽 어둠 위에 깔리면
징검다리 밟고 뛰듯
여기 저기로
쓰레기 통 헤 집으며
넝마주이
시들지 않은 장미 한송이
찾아 다닌다
썩는 줄도 모른채
썩어가는
무가치가 널브러진
허접 쓰레기의 봉분
그 고얀 악취의 옹벽 안에
스물 거리는 음흉한 음모와 계략
집게로 골라 추리며
넝마주이
평범한 가치를 주어 담는다
정치술수꾼의 허허로운 말 잔치
권세가의 썩어질 오만과 물욕
부를 웅켜 잡으려는 오도된 밀실 거레
그것 들이 뒤 범벅 되어
고름 처럼 썩어 가는
쓰레기 세상에
민중이 벗겨 버린
똥 묻은 팬티를 집어 올린다
넝마주이
집게로 장단 맞추어 가며
쉬파리가 난지도 쓰레기장을
이륙하여
거대한 전당
담 벼락에
오줌을 깔기고
구더기들은 오물에 얼룩진 깃발을 들고
대리석 으로 치장된
민의의 전당으로
몰려 들 간다
미친 계집의 속치마 처럼
분수 모르고
썩은 바람에 나풀대는
썩지도 못하는 야욕의 조각
위선과 부패의 탑
무너져 내릴 허상 앞에
하루살이들은 몰려 드는데
넝마주이
순수한 생존을 지키려
도시의 뒷골목에서
백장미 심을
깨끗한 땅을 찾는다
육자배기 흥얼 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