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시인은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그는 왜 죽어서도
시를 쓰는 것일까
그가 남겨놓은 대리석에
왜 주름이 갔는지
대리석은 나에게 창백한
함성 뿐인 것을
하지만, 그에게
대리석은 이미 대리석이 아닌 것을
* ' 한 모퉁이는 달빛 드는 낡은 구조(構造)의
대리석(大理石)
그 마당(寺院) 한 구석
잎사귀가 한잎 두잎 내려 앉았다 '
달빛에 뿌리를 내리는 잎들.
누군들 알았으랴
그 단단한 대리석에
왜 주름이 가는지
식물도감을 훑어보니.
정말 잎에서 뿌리를 내리는
그런 나무가 있었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화만 내지 말고
문득, 시인이 그리워진다
* 金宗三의 '주름간 大理石' 全文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