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내 안의 그 누군가 소리 고운 시간의 회전 가운데
잊혀진 안식(安息)을 기리기 위해 일어나서는
그리운 님을 향한 하나의 출구를 찾듯이
밖으로 나가
저 멀리 가고 또 가고 -
서서히 되돌아 오는 적막만이 잠자는 땅과
벌거벗은 밤하늘에 온통 어른거릴 때 -
뜰 한구석,
모진 삶의 칼날 앞에
각혈하는 임종(臨終)의 꽃 한송이가
남긴 말은 -
< 정녕코, 나의 끝나는 곳을 아지 못합니다 >
생각컨데,
우리의 삶은 모두가 그렇듯 바쁘기만 하므로
불안한 기억 속에 희미해지는 그대가 미소짓는 동안
잠시라도 내가 지닌 생명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
그렇게 먼 곳의 그대에게 속삭이고 또 속삭이고 -
그러나,
그것은 어둡고도 달콤한 속진(俗塵)의 신열(身熱)이어서
회색(灰色)의 시린 달빛에 언제나 차갑게 식어가는데
다가오는 날,
밝아오는 새벽으로 또 하나의 행복을 기리는
이유를 말해야한다면 나, 정녕 아지 못합니다 -
< 우리는 모두 꿈의 왕국에서 발표하는 담화문(談話文)에
습관처럼 잠자며 귀 기울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