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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위하여 |
작성자 이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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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2567 |
작성일 2006-02-03 11:28 |
조회수 10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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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다
포근하여 깨어보면 당신은 늙고 해진 입술로 내 이마 위에 새벽의 젖은 꽃무늬를 새겨시지만 어머니 이
고요한 당신의 입맞춤보다 깊게 나를 껴안을 어둠의 큰 그리움을 불러세울 수 있다면 그 새벽녘엔 아들의 깊은
잠을 깨워줘요 그 새벽녘에 기다렸던 길을 뜰 거예요 칡흑의 깊은 어둠과 돌절벽 끝 부서지는 강물소리를
거슬러 한 사람씩 누군가를 암장하던 자갈밭의 삽질소리를 거슬러 어머니 당신의 입맞춤이 내게 속삭여준
길고 긴 기다림의 새벽나라를 위해 봄과 겨울, 죽음과 사랑의 헛된 영화를 버리고 진창이거나
가시밭길이거나 눈길이거나 뜨거운 유황불길 속이라도 숨막힌 아카시아 꽃길을 가듯 걸어가겠어요 꽃 지는
날엔 어둠이 다시 들고 바람 부는 날 찾아오는 두려움이 더 깊겠지만 어머니 당신의 큰 그리움이 내
가슴에 새겨준 그 새벽녘엔 아직은 보이지 않는 그날의 큰 새벽을 위해 삼십년 하루도 거른 일 없는
당신의 깊고 고요한 입맞춤을 떠나겠어요
새벽을 위하여 /
곽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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