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권는 해외도피 사기범"
'채권자' 주장 권상호씨 본보에 증거제시
"전재산 142만불 꿀꺽"
■ '해밀튼 납치극'
(속보) 이런 경우에는 누가 옳은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캐나다로 도피한 채무자를 만나기 위해 온타리오주 해밀튼에 왔다가 체포된 사건에 대해서 한국의 채권자가 채무자와의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와 증거물을 본사에 보내왔다. 이에 의하면 해밀튼 거주 영주권자인 김춘권(48)씨는 한국 사법당국에 의해 「소재불명 기소중지」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북 대구 거우엔지니어링 대표 권상호씨는 17일 보낸 호소문에서 『김씨가 여러 사기사건에 연루됐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검찰청의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통지(2003년 3월7일자)」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사기) 혐의를 받다가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 처분됐다. 소재가 밝혀졌다면 김씨가 어떤 판결을 받았을지는 알 수 없다.
권씨는 호소문에서 『김씨는 몇년전 자기 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나에게 접근, 중국 수출품 납품계약을 하고 중국의 업체로부터 받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나에게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김씨에게 경영자금으로 총 12억9,900만원(캐나다달러 142만)을 주었다. 사기에 걸려든 것을 뒤늦게 안 권씨는 김씨를 찾다가 그가 영주권이 있는 캐나다로 도주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2002년 11월 김씨의 한국송환을 준비해왔다.
중국의 수입회사는 권씨가 채권양도서 서명을 김씨에게서 받아준다면 수입잔금 2억5천만원(27만5천달러)을 지불하겠다고 통고했다.
거의 모든 재산을 잃은 권씨는 김씨가 해밀튼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양도서 서명을 기대하며 이곳 사정에 밝은 여행업 종사자 3명과 함께 지난 11일(일) 캐나다에 왔다.
권씨는 도착하자마자 김씨집과 교회에서 무작정 기다렸으나 김씨가 이들을 계속 피하고 휴대폰마저 끊어버리자 김씨의 부인에게 채권양도서 서명을 부탁하고 다음날 귀국했다. 한편 김씨는 남은 3명에게 다음날인 13일 자기가 일하는 해밀튼의 플라자로 오면 서명한 서류를 주겠다고 약속해놓고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허탕을 친 3명은 귀국차 빈손으로 공항으로 가던중 「납치사건」이란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영문도 모른 채 체포됐다.
권씨는 『사기 후에도 반성은커녕 그 돈으로 캐나다에서 비싼 저택을 구입한 김씨는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호소하면서 『잡혀있는 3명은 정말 억울하다. 경찰은 남을 못살게 하고 자기만 잘살겠다고 도망친 사기범을 대신 잡아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씨의 주장만으로는 김씨가 의도적으로 사기를 했는지, 아니면 사기의도는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는지 불분명하다. 김씨는 본사와 접촉이 되지 않고 있다.
한편, 채권-채무자 관계를 안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 김정곤씨는 19일 본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김씨의 부도덕한 사기행각」을 제보했다.
이메일에 따르면 채무자 김씨는 이밖에도 2~3개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사기행위를 했다. 그는 『해외로 도피한 채무자를 한국으로 송환하려면 법무부에 요청한 후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19일 오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채무자 김씨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후 토론토 인근의 각 한인식품점을 중심으로 이름과 사진을 첨부한 이메일을 보냈다』며 『그 가운데 토론토의 한 식품점에서 김씨의 거주지를 연락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미국에서도 채권관련 사기사건이 비일비재하다』며 『권씨에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캐나다 입국은 자제할 것을 수차례 조언했으나 답답한 마음에 입국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갈모의 혐의를 받은 한국인 3명은 19일 오전 1차 예심에 참석, 조사를 받았다. (정소영 기자)
Tuesday, January 20, 2004 토론토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