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무모한 애정은,
또 한편으로 쓸쓸한 시선(視線)을 동반한다
더욱이, 그들의 무질서한 아름다운 반사(反射)는
언제나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름까지도 정다운 향기
* ' 한 모퉁이는 달빛 드는 낡은 구조(構造)의
대리석(大理石)
그 마당(寺院) 한 구석
잎사귀가 한잎 두잎 내려 앉았다 '
순수한 정신과 삶의 무거운 기억 사이에서
주저하는 영혼들이여,
수많은 시가 피워내는 외로운 꽃들이여
아, 저마다의 싸늘한 운명 속에서
아픔을 통과하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
영혼의 갈증으로 밤 지샌, 얼굴들이여
나는 사랑한다, 그대들을
비록, 그대들이
나로 부터 멀어지는
마지막 장면이라 할지라도
* 김종삼(金宗三)의 '주름간 大理石' 全文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