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맑은 슬픔이 복받친다
애처로운 회색빛 가난과, 눈 감아 아늑한 풍경은
그대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되었고,
나의 살던 고향은 봄에도 꽃은 피지않아
이제 아무도 없다
꾸부렁 골목길 어귀에
졸며 앉아있던 붕어빵 할아버지도,
맘 좋은 구멍가게 뚱보 아줌마도, 언제나 꼬리 흔들던 누렁이도,
그리고! 여울진 내 가슴에 곰삭은 어린 얼굴들...
찬, 석봉, 우영, 송하, 미란, 경진, 소라, 경아가 뛰놀던
동네의 풋풋한 빈 공터도,
굳어진 기억으로 침침한 빌딩 속에 꼭꼭 숨었다
미소(微笑)하는 벗들은 이 쓸쓸한 세월의 잔인함을 알았을까?
아, 홀로 찾아드는 길목엔, 귀에 정겨운 목소리 하나
희서나아... 노올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