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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스필버그의 뮌헨을 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할리웃에서 나오는 중동/이스라엘/유태관련 영화는 무조건 보이코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스필버그의 뮌헨은 좀 다르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신문, 또는 지인들에게 들은터라, 보이코트를 유예하고 블록버스터에서 출시되자마나 하나 집어들고 지하실로 직행 혼자 그 영화를 보았습니다...
X댕... 역시 할리우드에서 만든 이스라엘/중동 영화일뿐,
거기에 무슨 객관성이 있는지, 거기에 무슨 감동이 있는지… 보구나서 뚜껑만 열렸습니다!
그 객관성이란게 이스라엘 중앙정보부 모사드의 아주 오래된, 그리고 지금도 포기되지 않는, 사업방향인 요인암살이 그렇게 현명한게 아닌것으로 그려져 있으니까 객곽적인거라구요? (이스라엘은 아직도 가족이랑 차타고 가는 속칭 테러 지도자들을 찾아가서 헬리콥터에서 기관총으로 쏴 죽입니다.) 만일 이따위 당연한 지적으로 이영화의 관점이 객곽성이었다고 주장된다면, 이제까지 미국사회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문제가 얼마나 얼토당토않게 불공정하게 다루어져 왔는지를 반증하는것 다름아닙니다. 이럴진대, 속칭 진보신문인 오마이/한겨레서도 비슷한 관점의 영화평을 쓴것을 볼때 쓴웃음만 나옵니다.
뮌헨은 어떤영화인가? 이 영화에서는 팔레스타인의 관점은 없습니다 (지나가면서 나오는 대사 한두개가 있었던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팔레스타인들은 스필버그가 만들고 싶어했던 영화의 배경을 만들어주는 그저 그런 테러리스트들일뿐입니다. 팔레스타인들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영화를 재밌게 하는데 그 관심은 그냥 방해가 될 뿐이죠. 안된 얘기지만, 이런 무관심은 미국사회를 그대로 반영한합니다. 미국인들은 팔레스타인들이 주요 테러리스트 배출인종이란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사람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또는 그 이유를 알 필요도 전혀 느끼지 않지요. 스필버그의 뮌헨은 미국의 그 천박한 비도덕성을 그대로 가져 옵니다. 너무 똑같아서 몸서리가 처집니다.
테러리스트들 몇명의 보복암살을 성공하고 나서 그 모사드 요원이 밥을 먹는데 티비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여기저기서 터진 더/많/은 사상자를 수반하는 새/로/운 테러리스트얘기들입니다. 스필버그딴에는 이스라엘 모사드의 요인암살정책이 갖는 단발마적 소아성, 그러므로 그 무익성을 부각시키고 싶었겠지만, 듣고 앉자 있는 나의 심사는 이만저만 뒤틀리는게 아닙니다. 마치 이-팔분쟁의 최대 가해자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인거 같이 들립니다. 지난 50년간 이스라엘사람이 하나 죽을때 마다, 그 수십배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이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즉각적으로 보복차원에서 뒤따랐습니다. (예외없냐고여? 예외 x도 없었습니다.)
요인암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한 모사드 요원의 입에서 이런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이건 (이런 암살작전은) 잘못된거야, 우린 유태인인자나, 우리는 바른일들만 해왔자나? 우리는 정의로운 일들만 하도록 되어 있는 사람들이자나?” 이 한마디로 이 영화는 유태인이 만든 유태인들의 영화임이 명확해 집니다. 이 한마디로 이스라엘은 이제껏 잘못한 일이 하나도 없는게 됩니다. 그러므로 팔레스타인들의 테러공격은 야만적 폭력이 됩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이런 폭력에도 참을성을 가지고 인도적 대응을 해야 된다고 관객들을 가르칩니다.
이 영화가 이-팔관계에 대해 객관적,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쓴 모든 미국과 한국의 언론 (여기에 오마이가 포함되더라구요.)
저의 가운데 손가락을 스트레치합니다.
약간의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 뚜껑이 심하게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