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울음
시내 운
우걱
우걱
뒷 걸음질 하지 않고
굽 갈린 쪽발로
무거운 등짐 지고
평생 걸어야 하는
우직 하게 등굽은 머슴
커다란 눈 망울에
소리 없는 소 울음
뒷 걸음질 하지 않고
굽 갈린 쪽발로
무거운 등짐 지고
평생 걸어야 하는
우직 하게 등굽은 머슴
커다란 눈 망울에
소리 없는 소 울음
어슬렁
어슬렁
자신의 배설물을 밟고
여물통에 식어버린 여물을 씹으며
허기를 메우다
콧구멍을 뚫고 매인 고삐
아픈 감각을 따라
논 밭으로 끌려 다녀야 하는
빼앗긴 자유의지 서글퍼
피빛 먹음은 소 울음
자신의 배설물을 밟고
여물통에 식어버린 여물을 씹으며
허기를 메우다
콧구멍을 뚫고 매인 고삐
아픈 감각을 따라
논 밭으로 끌려 다녀야 하는
빼앗긴 자유의지 서글퍼
피빛 먹음은 소 울음
뚜벅
뚜벅
목덜미에 얹힌 멍에
폐허의 땅
낱알 영그는 전답으로 일구어도
섬김의 댓가
노동의 항거도 모르고
입가에 순종의 거품을 물고
척추가 휘어지는 인고의 숨소리
울림 없는 소 울음
목덜미에 얹힌 멍에
폐허의 땅
낱알 영그는 전답으로 일구어도
섬김의 댓가
노동의 항거도 모르고
입가에 순종의 거품을 물고
척추가 휘어지는 인고의 숨소리
울림 없는 소 울음
어기적
어기적
노예처럼 팔려간 아기 소
도살장으로 실려간 어미 소
절규 없이 받아 들이는 운명
풀을 먹다 죽어가서
푸줏간 붉은 진열장에
고기덩이로 누어 있어야 하는
슬픔 보다 더 슬픈
허공에 매달린 소 울음
노예처럼 팔려간 아기 소
도살장으로 실려간 어미 소
절규 없이 받아 들이는 운명
풀을 먹다 죽어가서
푸줏간 붉은 진열장에
고기덩이로 누어 있어야 하는
슬픔 보다 더 슬픈
허공에 매달린 소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