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文體)가 훌륭합니다.
날로, 눈부시게 진화해 가는 모습도
푸르게 좋아 보입니다.
수시로 받는 마음의 상처를 재빨리 다스리며,
고단한 삶을 충전하는 그대의 영민한 슬기는
나도 따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대가 걸어가는 창망(蒼茫)한 평원은
아마도 수 많은 선지가(先知家)가
비에 젖은 넓은 옷자락 휘날리며,
지나갔던 길이겠지요.
나도 그대처럼,
행간(行間)의 의미 사이에 숨어있는
냉혈의 진보를 꿈 꾼다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눈물에 대해서도, 말과는 달리
정작 속으로는 별 감흥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별 뜻없이 차갑게
탕진하는 그대의 예리한 영혼만큼은
내가 닮지 않길 바랍니다.
생각하면,
얼마나 날카로운 비수(匕首) 같은 세상이던가요.
시까지 그래야 한다면, 고개를 흔들고 싶습니다.
왜, 시만 저 홀로
그대와 상관없이 아름다워야 합니까.
그런 시라면,
문고매장(文庫賣場)에 가득 진열된
포장(包裝)만 사랑인 정교한 금속 활자입니다.
그대는 단 한 번도
남을 위해, 진정으로 영혼의 눈물은
흘리지 않은 듯 합니다.
오로지 자신만 가꾸는, 그대가
왠지 조금씩 싫어집니다.
먼 훗날,
그대의 시가 세상 위에 우뚝 서는 것보다
설령 시를 전혀 모르는 둔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대가 진정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