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비는 그리움의 샘
사랑을 이름짓기 위해
빗방울 하나마저
땅과의 깊은 포옹을 바라며,
저토록 안간 힘으로 애 쓰는데
빈 가슴엔 고적(孤寂)한 시간만,
축축하게 흘러간다
나도 그 누구의 가슴에서
저 비처럼, 애틋한 눈물로
흘렀던 적이 있었던가
깊은 시선으로 관통하는 비의 눈동자처럼,
투명한 영혼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비가 속삭이고, 젖은 하루가 속삭이고,
지나간 장소 같은 추억도 속삭이고
내 구원(救援)의 마지막 풍경 속에,
아직도 나를 향해 손짓하는 그대
오랜 세월 흘러
돌아 갈 수 없는 곳에
나, 이렇게 멈추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