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염원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기적은 원래 없는 것이며,
오직 우연만이 모든 걸 결정한다
운명의 공은 항상 어느 곳으로 튈지 모른다
언제나 다중성(多重性)이 흐르고,
그것에서 무작위(無作爲)의 선택만
역사를 만들어 간다
아무도 앞의 일을 명명(命名)하지 못하며,
모든 예언은 상상력에 불과하다
산발(散髮)하는 햇살은 늘 아무 뜻이 없고
사람들은 스스로의 심각한 질문에 의해
매일 틀린 답을 만들며 살아간다
오직 명료한 것은 옛날 이야기 밖에 없다
거리에서 소망의 함성이 사라지면,
낙태된 피빛 소망들만 사방에 가득하다
한 때의 충만했던 의미도
그렇게 쓰레기가 되어 간다
그러나, 슬퍼하지 말 것
세상은 원래 낡은 코메디를 닮아서,
파경(破鏡) 이후에도 우습도록 편안하다
* 꿈이 사라진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