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 읽는 동안 두가지 이유(?)가 떠 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경험한 것을 여기와서도 겪게 되어 사람사는 곳은 우리나라나 캐나다나 대동소이하다고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첫째,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캘거리에 실망하는 이유는 제각기 느끼는 상대적인 빈곤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을 가진자와 못가진자.... 이번 부동산 열기로 집을 한채 이상 가진 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었고 못가진자들은 점점 집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절대적인 빈곤감을 느낄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한채 가진 사람들도 두채이상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면 허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조국을 떠나온 지금 할말은 아니겠으나,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려는 우리나라 정부, 진정 서민을 위한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여유있는 사람들 - 경제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 이 누려왔던 여유들을 점점 누리기 어려워져 실망할 것입니다.
부동산도 그렇고 비즈니스도 잘 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부자가 되었나 봅니다. 수년전 찾아보기 힘들었던
캐딜락,벤즈,비엠더블류 등 고급차들이 흔하게 보입니다.
우리나라 예를 들면 이러합니다. 예전에 IMF 때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가든 대접받았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곳(예를 들면, 고급 술집)에 가면 대우가 달랐습니다. IMF가 회복되자 그 여유(?)를 누리던 사람들은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에 여유있는 분들은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런 분들이 캘거리에 실망하셨다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성장하는 캘거리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많이 캘거리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노파심 님께서 남기신 글
처음 이민와서 정착할 당시와는 달리 알버타주 경기 활황에 편승하여 점차 대도시로 변모해 가는 캘거리가 더 이상 조용하고 쾌적한 곳은
아니겠지요.
그렇지만, 때론 易地思之하시는 것은 어떨런지. 김건모의 노래가사처럼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대로 생각해 보자는 얘기지요.
내 자신의 시각에서 출발하여 보는 것이 아니고 캘거리의 시각에서도 봐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조그만 중소 타운에 비하면 제법 크고, 밴쿠버나 토론토에 비하면 아직은 한참 작은 캘거리는 굳이 비유하자면 유소년기를 막 벗어나
청년기로 들어서는 중이라고 여겨지는데, 최근 일련의 과정들(유가상승에 따른 경제적 변화, 많은 인력의 유입, 부동산 시장의 가열...)이
채찍질을 더하여 가속시키는 형편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성장이 너무나 짧은 시간에 닥치다보니 부작용들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캘거리도 어느 정도는 성장해야 할 필요가 있고 건장한 장년으로 발전하고 싶은데, 우리가 캘거리를 등진다면 참으로 슬픈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조금 마음을 진정하시어 그저 과도기거니 하고 지나다보면 마음 상하시는 일들이 덜할거라 생각됩니다.
90년대 후반에서부터 2000년대 초기까지 이민의 대다수를 이루셨던 분들은 고국에서 유신, 광주항쟁, 1212, 629 그리고
IMF까지 고루 겪으셨던 세대이실터인데, 그런 것들보다 더하지는 않으려니 하고 생각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이민을 온 이유는 모두 다릅니다. 이민에 대한 기대치 특히 캘거리에 대한 기대치도 모두 다릅니다. 결국 이민 초심으로 돌아가
각각에 대한 가중치를 하나씩 점검해보면서 마음을 다시 한 번 추스려보시면, 그리 실망만 하시지는 않을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밴쿠버가 토론토가 혹은 오타와가 캘거리보다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겁니다. 레스브리지가 혹은 더 작은 타운이 캘거리보다 좋다고 단언할
수도 없을겁니다. 너무나 많은 이유들과 조건들과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계를 위해 무엇을 하든, 결국 삶의 질과 경제성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두느냐하는 문제인 것이지요. 제 주변에 비슷한 크기의 가게를 하시는 2분은 너무 다른 삶을 사시더군요. 한 가족은
부부가 가게에 매달려 그 흔한 헬퍼없이 운영하시느라 아이들과 함께 외출은 커녕 모여서 식사할 시간도 없으시지만 집도 조금 먼저 장만하시고 현재
경제적인 여유가 넉넉하신 편이시고, 다른 가족은 헬퍼를 두어 수입은 좀 적지만 아이들 학교도 종종 가시고, 외식도 하시고 골프 같은 운동도
하시더군요. 물론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두 가족의 한국에서부터의 경제적 배경은 비슷하십니다. 결국 여기에서 스스로가 선택하신 경우의 수에 따라
생활에 차이가 나신 것이지요.
아이들 교육도 그렇습니다. 시골학교를 다니든 대도시의 학교를 다니든, 캘거리대학교를 가든 동부 명문대들 가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어디에서든지 잘 하는 것 아닐까요? 다만 이곳은 한국과 달리 공부 잘하는 것이 항상 최고는 아닐수 있다는 점이겠지만요.
한국음식의 경우 저희같은 경우는, 식재료가 귀하거나 비싸다보니 비슷한 재료로 대체하든지 하여 주로 집에서 집사람이 요리하다보니
외식은 잘 안하고 덕분에 집사람 요리솜씨만 늘었습니다.
어쨌거나 아래의 몇몇 글들을 읽다가 문득 두서없이 몇자 적어봤습니다. 캘거리에 실망하지 마시고, 우리 모두 남아서 캘거리를 아름답게
지키는데 힘을 모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인구가 늘면 우리 교민들의 숫자도 늘테고, 정치나 경제적인 것은 몰라도 수요가 늘면 공급이
늘것이고 공급이 늘면 가격도 내려갈테고 우리가 취사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도 증가할테니 말이죠. 경제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투자를 좀더 늘이시면
될 것이고, 우리같은 서민들은 혜택이 있건 없건 어디서나 들풀처럼 사는 인생인데 그저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일테구요.
그래도 우리는 최소한 밴쿠버나 토론토 등이 겪은 나쁜 점들은 피해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 큰 장점아니겠습니까?
너무 주절거렸나봅니다. 머리가 뽀개지는 듯하군요. 독수리타자다 보니 손가락도 녹녹치 않구요. 날씨가 덥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요즘 모기는 왜 이리 극성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