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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이 마흔에...
작성자 캘거리언     게시물번호 -3895 작성일 2006-07-06 12:34 조회수 1203

내 나이 마흔이 갓 넘었을 때.. 나는 태평양을 건너왔다.

여태껏 산 인생을 다 걷어치우고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

남들은 이민을 떠나는 나에게 애써 좋은 말로 격려를

주었지만 이민이란 막상 사실이지 두렵고 떨리는 일이었다.

그것은 내 삶의 분명한 혁명이었다.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리고 늘 긍정의 테두리 속에 머물도록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앞을 바라보았고 뒤를 가슴 속에 묻었었다.


결코 길지는 않지만 묵묵히 살아온 지난 날을 돌이켜 보건데

나 역시 40대 영웅의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그것은 확신을 가지고 말 하건데 철저히 소시민적인

영웅이다.

소박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나 혼자만의 영웅이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 나혼자만의 영웅이다.

그러나 그러한 삶 속에 생명의 진리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아무렇게나 걷어차이는 질경이 풀 속에 질긴 생명력이 있고

엉겅퀴 풀 속에 위대한 치유와 회복의 기가 담겨

진정한 영웅이 되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음으로.

아무 것도 없어도 여지없이 난 행복할 수 있기를 원한다.

내 손에 뭔가가 있다면 나자빠질 정도로 기뻐하자고 마음

먹어왔기에.

때론 지쳐서 나의 신념을 잊어버리고 가엾은 내 영혼이

헐떡이는 대로 힘들어 할 때도 있다.

눈물과 가슴 찢김과 한숨과 일그러짐이 있다.

그러나 또 이렇게 나는 일어선다. 만면에 혼자만의 미소를

띠고서 일어선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뀌는 록키 산의 날씨

나 볼 때마다 달라지는 케네디언 호수의 빛깔마냥 변화무쌍한

나의 모습이지만  그래도 본래적인 나의 그것을 잃지 않으려

고 다짐하며 달려간다.

무엇보다 가족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 들은 때론 멀리 있는 듯

하지만 사실은 늘 나의 곁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쓰러지지 않

는 버팀목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의 사랑과 관심, 용서와 이해, 지지와 격려는 그 어떤 것

으로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그래서 내게 주어

진 시간 중 3분의 1을 가족에게 쓰라는 말은 진리 중의 진리이

다.


사족 한가지를 답니다. 지난 6월말 작은 아이가 졸업을 했습

니다. 많은 어려움 가운데 서도 당당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졸업식을 맞이했지요.

지난 3년여의 기간 동안 한국아이로서 겪어야했던 작은 아픔

들이 있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의 세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늘 가까이 둔 채 큰 그림을 그리며 묵묵히 성장해온 그

시간들에 감사를 보낼 뿐입니다.

그런 내 아이에게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 아이

가 참으로 맑은 눈과 깨끗하고 귀한 영혼, 따사로운 품성을 지

녔음에 더욱 감사합니다.


영어 한마디 못한 채 3학년 학년을 뛰어 넘어 4학년부터 다녀

야 했던 것이 얼마나 아이에게는 모진 일이었는지.

제 엄마를 닮아 자존심과 독립심이 보통이 아니었는지라 학교

에서 결코 머리 숙이는 법이 없어 결과적으로 가지게 된 외로

움의 크기가 또 얼마였는지 생각해보면 아이에게는 이민이란

것이 일종의 형벌일수도 있었건만 아이는 모든 것을 잘 이겨

내고 또 나아가서 훌륭한 한국인의 긍지를 잘 보여주었습니

다.


본의 아니게 자랑처럼 되었지만 그리고 졸업이야 때가 되면

누구나가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빛나는 졸업장(배너)을 받고

당당하고 멋지게 초등학교를 졸업 한 제 아이는 그 간의 과정

을 돌이켜 볼 때 이런 칭찬을 받을만하다 여겨서 감사하는 마

음으로 잠시 소개하였습니다. 다만 모든 이들에게 축복과 은

혜가 가득 넘쳐서 행복하고 감사하는 이민 생활이 다 되었으

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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