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달 래
기억 하는가
그대,
우리가 진달래로 피어
채 무르익지 않은 숫한 날 들을
화들짝 끌어 안았던
그 봄을
흰 저고리에 얼룩진
핏 빛 꽃물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선연한데
어디서 부터 온 자 들인가
어느 날 부터 서 있던 자 들인가
구차한 승냥이떼,
우리가 용서 하고 손내민 동안에도
대(代)를 이어 온 반역의 세월!
기억 하는가
그대,
신촌으로
광화문으로 내달리며
붉은 피 한마디 씩 머금고
온 거리에
온 하늘에 가득히
진달래로 피어 서로 화답 하던...
기억 하는가
그대,
그 봄을
아직 끝나지 않은 나른한 봄을......
( 2004.탄핵의 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