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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불자님들께 -답변 약간 수정
작성자 하늘     게시물번호 -4480 작성일 2006-08-17 18:07 조회수 694

제가 하늘을 필명으로 좋아하는 것은

하늘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늘이야말로 빔과 채움의 공간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그러한 빈듯한 채워짐, 또는 채웠지만 비어있는 하늘이

나의 삶에 투영되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종교님의 다양성에 대한 관점과 신념은 참으로 언제나

놀라울 뿐입니다.

스스로 깊은 확신과 앎에 대한 치열한 분투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종교 다원주의라는 것이 기독교의 유일신주의에 정면 배치되어

웬만한 교회 공간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풍토에서 늘 주위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그간의 삶을 돌이켜 볼 때

종교님의 일관되고 깊이 있으며 정돈된 시각이 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지표가 되는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 가운데 끊임없이 샘솟는 여러 가지 의문들과

질문들에 대해서 지적 갈급함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님과 같이 종교학을 공부하거나 또는 신학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절망할 때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상의 목회자들로부터는 이와같은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과 명쾌하고 조리있는 말씀을

듣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약에 대한 수많은 의문, 특히 

'그들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는 주요

논지를 동의할 수 없을 때, 근래의 레바논 침공과 관련하여

벌어진 참상들을 보면서 가나안 정복기의 수많은 참상들이

오버랩 되는 가운데 더욱 반감은 깊어졌습니다.

 

아무도 이에 대한 나의 의문에 답을 주지 않더군요.

예수는 누구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데

성경을 해석하는 많은 설교 내용을 반추하면

하나님과 예수님은 전혀 다른 존재 같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종교님..

앞으로도 더 많은 종교님의 다양한 글들을 읽으면

아마도 답은 찾아지겠지하는 막연한 생각도 해봅니다.

아무튼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하늘 한가운데서.

 





☞ 종교 님께서 남기신 글


씨인드림 교인동정란에 다음의 기사 일부가 있군요.
 
"지난 7월 9일(일) 캘거리 서래사에서는 70여명의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탱화 점안식을 가졌다."
 
기독교 문화가 지배적인 캐나다에서, 기독교가 주류인 한인사회에서 이렇게 불교사찰이 건립된 것은 경하할 일입니다.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서래사 건립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있슴을 지향하는 기독교와 없슴을 지향하는 불교가 같은 목소리를 낼 때, 우리의 종교적 삶과 상상력은 풍요로워집니다. 이것을 빔과 채워짐의 변증법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고 했듯이, 우리가 나의 울타리를 넘어서 새로운 것과 조우한다는 것은 삶의 도전이며 꿈입니다.
 
사회학자 피터 버거가 이 시대는 다원성의 시대, 이단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시대라고 하였습니다. 다양한 종교적 음성이 함께 울릴 때, 원융회통 (圓融會通)의 가능성이 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종교적 음성을 담는 씨엔드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소수의 음성을 존중하는 신문은 발전할 가치를 이미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불자님 여러분께서 여유가 있으시다면, 공공 도서관에 한국불교 관련 서적도 채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것은 교민들께 보시를 하는 것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포교를 위한 작은 network 형성의 일부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불교는 애초부터 선교/포교의 종교 (Missionary Religion)였습니다. 수많은 언어로 이루어진 불교의 역경 (translation)은 바로 포교를 위한 기본이었습니다. 알버타에서도 한국불교가 종교적 삶의 중요한 시금석이 되길 빕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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