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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질서를 가르치는 것이 내 아들,딸 기를 죽이는 일입니까?
작성자 Watchdog     게시물번호 -4916 작성일 2006-09-20 03:30 조회수 1024
 식당, 지하철, 비행기, 교회/성당, 병원, 관공서, 등등...

모두 공공장소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 가족이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안방과 많이 다르지요.

한국에선 안방과 공공장소를 구분하는 가정교육을 못 받은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래와 같은 대화를 자주 목격하셨을 겁니다.


A: 애가 너무 시끄럽게 구네요.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좀 뭐라고 하시든가, 조용히 좀 시켜주세요.

B: 애 기죽일 일 있어? 야 이 X아, 너도 애 낳아서 키워봐! !@#%!@$#


북미 여러지역에서 에서 10년 넘게 살아본 저로서는, 공공질서(public etiquette)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한국사회에서 많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합니다. 그 이유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 기를 죽인다'하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기가 죽는 것, 즉 자신감을 잃는 것이라고 말을 바꿔도 무리가 없을 텐데요, 그것은 혼날 만한 이유도 없이 무턱대고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나무랄 때 생기는 혼란으로 인해 생기는 자기방어이지, 좋은 말로 알아들을 수 있게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지켜야할 에티켓을 가르친다고 해서 기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요즘 10대들의 문제는 이처럼 에티켓 교육을 못 받고 '기만 살아서'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들이 많아진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봅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지나가다 남의 발을 밟고 지나가도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못 하는 것은 그 만큼 부모가 자녀에게 공공 에티켓에 대한 교육에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몸에 닿지도 않았는데 지레 겁을 먹고 '쏘리~'를 연발하고 발을 헛딛어 넘어지는 척만 해도 '아유오케이?' 라고 참견하는 서양인들이 우리가 보기에 지나치게 가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배워 제2천성처럼 몸에 익은 에티켓 때문입니다.

grocery shop에서 캔디를 사달라고 울며 보채는 아이에게 왜 캔디를 사 줄 수 없는 지 분명하게 설명을 해 주고, 그래도 울음을 멈추지 않을 땐 매정하게 아이를 상점 밖으로 끌고나가는 단호한 젊은 엄마들의 모습을 종종 보면서, 이곳 아이들 대부분이 (한국아이들에 비해) 떼를 쓰지 않는 이유가 씨가 달라서가 아니라 가정교육 환경이 달라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 죽을까봐 아이들 제멋대로 놀게 내버려뒀다가 '공공의 적'으로 키우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권리도 존중해줄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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