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눈 깨 비
울고 있군요.
그대,
잠시 기울던 그 사랑에
온 몸 적시며 떨고 있군요.
그랬군요.
그대,
벌써 가신 줄 만 알았는데
젖은 하늘 아래
거기 내내 서 계셨군요.
그대 그 큰 사랑 바라 보며
차갑게 내리는 눈물
행여
눈물샘 다 마를까
그대 향해 내가 눈 감습니다.
가슴이 터져 오지만
세월도 야속 하지만
어차피 떠나기로 되어 있던 길.
아름답게 돌아서는
그대,
멀어질수록 더욱 고운
하얀 숨결,
사랑 합니다.
봄이 오는 들판 가득히
잊지 말라며
잊진 말자고
울며 불며 달라 붙는
진 눈 깨 비.
( 2004. 4 .1 . 겨울 끄트머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