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 저도 오래 전에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영화광이었는데 유독 60 년대 말부터 70 년대 말까지 딱 10년 동안의 작품들이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 시절 제가 본 드라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여로(장욱제-태현실-박주아)와 반공수사물인 G2작전이었죠. 며칠 전 연개소문을 보다가 박주아를 발견했는데 저 배우는 40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안 변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줄곧 노인네 얼굴로만. 그 당시의 초등학교 1 학년생은 이제 그 아이가 대학을 가게 생겼는데 말이죠.
몇 년 전 로즈마리라는 드라마에서 에니메이션 화가로 나온 배두나가 이 시절 만화영화 주제가들을 부르는 것을 보고 인상 깊었던 적이 있습니다.
“몽블랑에 더 높이 날아라 힘차게 날으는 우주소년 아텀 용감히 싸워라
착하고 용감하게 날아라 착하고 용감하게 정의의 힘 과학의 힘
우주소년 아-텀”
맞나요?
그리고 뱀 베라 베로 요괴인간, 황금박쥐 등등
바보들의 행진, 별들의 고향 심지어 영자의 전성시대에 이르기 까지 사복과 도리구찌로 무장하고 몰래 몰래 봤던 그 시절 영화들조차 한 장면 한 장면들이 마치 어제 보았던 것 처럼 떠 오르는 군요. 제가 보기에 요새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가 작품성이나 재미 모든 면에서 훨 나은 것 같은데 그 때 그 작품들이 더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반면 우리 세대가 성인이 된 직후인 80 년 대 작품들은 딱히 기억 나는 게 없습니다. 바보선언이나 깊고 푸른 밤 정도?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땐 우리 새대가 두환이하고 싸움박질하는데 정신이 팔려있어서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추억을 일깨워 주신 ave님(그 새 글쓴이명과 일부 내용이 바뀌어서 다른 게시물인줄 알았습니다)께 감사 드리고 종종 이렇게 주제가를 곁들인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 부탁 드립니다.
☞ ave 님께서 남기신 글
이생명 다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순정을 다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영원히 그사람을 사랑해선 안될 사람
말없이 가는 길에 미워도 다시한번
아 아 안녕
지난날 아픈 가슴 오늘의 슬픔이여
여자의 숙명인가 운명의 장난인가
나만이 가야하는 그 사랑의 길이기에
울면서 돌아설때 미워도 다시 한번
아 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