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혼을 달리하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이민온지 어느덧 4년이 다되어 갑니다.
이민오기전 간직했던 모진 각오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츰 퇴색되어 가는 듯한 느낌을 갖곤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이민 초기에는 정신없이 이리저리 뭔가를 찾아 켈거리 곳곳을 누비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에서 노둥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하기 위해 여러군데 공장도 다녀봤습니다. 결론은 정말 돈벌어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였습니다. 게다가 생계의 문제 뿐만아니라 물질적이 아닌 어떤 정신적인 갈등 같은 것도 느껴봤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인관계에서 발생되는 사사로운 감정이나 견해차이 문제였지요. 그러나 이 정도의 문제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라는 몇가지의 소망은 앞으로도 많은 인내를 요구하고 있으며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민생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생활에 새로운 동기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민생활은 정말 지루하고 무의미 해집니다. 새로운 변화를 갖기위해 꾸준히 노력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민와서 살아오면서 느끼는 것은 이민생활이란 결코 물질적인 소유의 잣대 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돈 많이 벌어 잘사는 것만이 성공적인 이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아울러 이곳 사회에서 물질적인 많고 적음의 차이로 사람을 평가할 수도 없으며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시간당 인생이라고 말하는 이곳의 임금체제에서는 적게벌면 그만큼 적게 지출해서 살면 될 것이고 좀 더 돈을 벌고자 한다면 그만큼 더 노동울 하면 되는 것입니다.
여유가 되면 더 공부해서 더 높은 위치를 찾아가면 될 것입니다.
화이트 칼라의 고액 연봉자를 결코 부러워 할 필요 없습니다.
그러한 급여를 받는 사람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많은 심적 부담을 안고 일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일자리를 포기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이곳에서의 노동은 절대 필요한 요소입니다. 흔히 어떤 요행이나 횡재가 그야말로 복권에 당첨되기 이전에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여 땀흘려 일한다면 살아가기에 그리 힘든 나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황이 다가오면 일시해고가 수시로 발생되는 사회, 그리고 그러한 일시해고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캐내디언들은 일체의 주저함이 없이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납니다.평생직장이 없는 나라이지만 생계조차 꾸려가기 힘들정도는 아닙니다.
부부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함께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그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그리고 한인공동체의 일원으로 다른 이웃을 도우며 살아 갈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참된 이민 생활입니까.
항상 여러분에게 평화가 함께 하길 빕니다.
" If a man will not work, he shall not e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