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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re: 심심풀이 코드풀기
작성자 김기사     게시물번호 -5003 작성일 2006-09-26 17:22 조회수 767

사모님과 사회

사모님인 졸부녀가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은 졸부녀의 존재가 희귀한 존재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충분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명품을 찾다가 된장 맞았는지는 모르지만 된장녀가 한국 사회를 풍미하니 졸부녀를 통해서 모든 명품을 사는 인간은 된장녀가 되며 그런 된장녀는 졸부녀와 꼭같은 존재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졸부녀가 몸에 걸친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균형이 잡히지 않는다. 졸부녀인 사모님의 우스움과 어리석은 행동에 돈많다고 하는 된장녀를 동일시할 수 있는 즐거움도 동반된다. 돈없는 사람이 돈많은 사람을 비웃어주는 것은 이것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들을 싫어해서 폭력을 가할 수는 없지 않은가? 비웃어주는 웃음의 폭력으로 자기들의 돈없슴을 대리만족하는지도 모른다.

 

이 사모님은 70년대를 연상하는 졸부녀의 어리석은 행태를 통해 현재 여전히 유통중에 있는 된장녀를 비웃는 해학의 미학을 경험하는 지도 모른다.

 

사모님과 회장님

사모님과 회장님의 관계는 공적관계이다. 이것은 졸부들이 가장 좋아하는 형태다. 부부 사이에도 여보, 당신이 아니라 회장님과 그 회장님의 마누라인 사모님의 관계를 형성한다. 졸부녀는 자기 남편을 회장님이라고 부르면서 자기 계급 상승을 즐긴다.

 

사모님과 김기사

사모님과 회장님의 뒤틀린 관계는 졸부녀가 김기사를 향해서 내뱉는 말을 통해서 드러난다. 사모님은 그녀의 모든 사적인 이야기를 "회장님"과 하는 것이 아니라 김기사를 통해서 표현된다. 셀폰은 늘 회장님에게서 오고, 졸부녀는 늘 핀잔같은 말을 듣는다. 부가 이룩해 놓은 부부 관계의 소외를 우리는 졸부녀에게서 본다.

 

졸부녀와 졸부의 사모님과 회장님의 위계적 관계는 김기사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사모님이 회장님께 자기를 주장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그녀의 회장님에 대한 종속적 관계는 사모님과 김기사의 종속적 관계로 전환된다. 모든 것은 명령 하달식이다. 그녀의 욕구불만은 김기사에게 표출된다. 그녀의 넘을 듯 말듯한 선은 사모님으로서 누리는 권력과 권위의 한계를 지키는 지혜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녀의 사회적 성적 욕구불만은 김기사에게도 은근히 전달된다. 급기야 싸모님은 김기사의 팬티 싸이즈까지 묻는다. 실제적으로 그녀는 김기사에게 팬티를 선물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성적 욕구가 팬티를 통해서 드러났는지도 모른다.

 

김기사와 사회

김기사의 수준은 사모님을 넘가한다. 그는 명민하고 재치있고 세련되었다. 사모님의 수준을 마출 줄도 안다. 그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김기사의 처지는 달라진다. 재계약을 요구하는 사모님을 통해서 김기사가 확실히 사모님과 종속적 관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사모님의 사회적 권력욕과 욕망, 남편으로부터 소외된 관계 (성적 불만족을 포함하여)를 재치있게 대처한다. 김기사의 찰나적인 침묵의 순간은 사모님에 대한 경멸이 교차된다. 그 순간의 침묵은 바로 사모님을 향한 경멸의 순간이다.

 

글쎄다. 김기사는 사모님을 경멸하면서도 더럽다고 하면서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소위 말해서 "싸모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싸모님을 경멸하면서도  싸모님의 모든 명령을 수용하는 김기사는 현 한국의 남성을 대표하는 것일까? 불만족스러운 직업이라 하더라도 참을 수 밖에 없는 김기사는 오늘도 싸모님의 명령따라 운전을 한다.

 

회장님과 싸모님

회장님은 개그 장면에 결코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가 매우 바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다. 싸모님은 회장님과 쇼핑이나 다른 사적인 일을 결코 하지 않는다. 회장님이 뭘하는데 그렇게 바쁠까? 두 사람의 소외된 관계는 서로를 바쁘게 한다. 싸모님은 김기사를 데리고 이리저리 쏘다니느라 바쁘고 회장님은 다른 욕망을 찾아 쏘다니다가 가끔은 자기 마누라 관리를 위해 전화를 하는 것일까?

 

*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 것일까? 뒤틀린 관계가 정상적으로 수용된 그 자체가 우스운 것일까? 졸부녀의 어리숙함을 웃어 주면서 경멸적 카타리시스를 해소하는 것일까?

 

다시 사모님과 김기사의 관계로 돌아 와서 목록을 만들어 보자. 관계, 즉 공통적인 것과  공통되지 않은 것들이 묘하게 연관을 맺는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열거할 수 있을까?

 

싸모님                            김기사

 

미인?                               돈없슴?
추녀?                               명민함?

졸부녀?                            미남?
촌스러움?                         생존?
어울리지 않은 옷?              매조키스트?
욕망?                              

 

등등 새로운 줄긋기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관객인 나와 싸모님

이 개그는 여전히 가부장적 구조를 반영한다. 회장님은 경제적 권력의 주체이며 사모님은 유한마담이다.

"사모님"이란 말이 지칭하듯, 한국 사회는 남성 위주의 사회다. 여성인 사모님이  풍자의 대상이다. 회장님과 여비서가 개그의 대상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 이런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김기사는 이중적 약자인 셈이다. 경제 주체로부터의 소외, 그 경제 주체의 종속된 사모님으로부터의 소외. 이것은 어쩌면 백인 가부장 사회에서 흑인 남성이 차지하는 위상과 비숫한 위치일 수 있다.

 

이런 관계에서 남성 관객인 나는 이런 이중 종속관계를 당연하게 받아 들일 가능성이 많으며, 여성 관객인 나 역시 사모님의 촌스런 모습에 웃음을 선사한다. ㅋㅋ

묘한 웃음이로다...

 

 

 

 

 

 

 

 

 

 





☞ 김기사 님꼈?남기신 글


이 개그는 의도적 촌스러움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1970년대에 있을 법한 사모님의 행태를 보면, 과연 이것이 웃음을 선사할 정도로 우스운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개그에는 꼭 세명이 등장하는데, 보이지 않고 대화중에만 존재하는 졸부, 그리고 졸부녀와 가장 흔한 이름 김기사가 그들 세명입니다. 

우리도 이들 사이의 코드를 읽어 보면 어떨까요.

졸부와 졸부녀
졸부와 김기사
졸부와 사회
졸부녀와 김기사
졸부녀와 사회
김기사와 사회
차의 이동성
휴대전화의 소통성
졸부녀의 행동에 반응하는 관객
그리고 그 관객의 웃음을 보는 나

이런 촘촘한 관계를 통해서 한국 사회가 조금씩 벗겨집니다.

관객의 웃음은 씁쓸한 냉소가 들어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 모든 잘못된 것은 놈현 (노무현) 탓이라고 합니다.
사모님이 인기를 끄는 것도 노무현 탓인가?
지쳐있는 사람들.
노무현 정권의 통일논의는 답보 상태에 있고,
날마다 부시의 테러리즘의 "테러" (공포)가 안방을 차지하고
우파는 날개를 달고 씽씽날아,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고
경제는 말이 아니고,
모든 것이 허황된 혼돈의 시대.

골치아픈 모든 것은 싫다.

거기에 두 남녀가 차라는 좁은 공간에 있다.
하나는 철없고 무식한 졸부녀
하나는 졸부녀를 경멸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졸부녀의 명령에 모든 것을 따라야 하는 약자로서의 남자 운전사 김기사

그들의 대화는 한정되어 있고, 시작과 끝은 항상 같다.
김기사~, 운전해~
그러나 이런 예측가능한 플롯에서 순식간에 터지는 예측 벌허의 대화법. 이 때 터지는 관객의 단순한 웃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그리고 Stu님께 감사드리며



☞ Stu. 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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