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안희선 / 낭송 이재영
이미 기울어진 삶 위에
어떤 외로운 정신 하나
세상이 만든 혹독한 추위에 떨고,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아있어
아직도 홀로 노래를
이제, 아름다운 시간은 없다
세월 끝에 간신히 살아남은,
빛바랜 추억만 있을 뿐
오늘도 마음 속에
새 한 마리 노래한다,
하지만
새는 곧 사라지리라
그래도, 그대는
먼 훗날
내 노래를 기억할 수 있을까
그대, 미안해요
아무런 기쁨도 주지 못해서
삶의 어둔 턴넬 저 쪽 끝에서,
소리없이 열리는 추억의 문
내가 이미 지워진, 그곳에서
꿈처럼 반짝이는
너의 슬픈 눈빛
차마, 나를 잊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