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無十日紅
숨어 있던 욕망이 분출 하듯이
그러다 들킨 욕정 처럼
천년의 사랑을
하룻만에 해치운다 한들 무슨 상관이랴
어차피 열흘 후엔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터인데
나팔소리 멈추고 축제는 끝나고
하늘이 무너지듯 낙화(落花) 하는 날
한때는 찬란한 빛이었노라
스스로 산란(散爛)하는 꽃바람 이고자,
향 그윽한 사랑
순수한 흠모의 한숨 뜨겁게 몰아 쉬며
검붉은 꽃, 불끈 피워 올린다.
수줍음도 주저함도 없는
영원한 이 순간.
그 마저 끝에 닿아 있다고 해도
( 2004. 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