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꿈
저승사자가 왔다.
굴뚝 타고...
이상하다, 그치?
서슬 퍼렇게 심문한다.
이름을 묻는다.
영어이름 대다가 맞았다.
나이를 묻는다.
여기 나이로 대답하다 맞았다.
고향을 묻는다.
근데 왜 여기와 자빠져 있냐고 또 맞았다.
찾느라고 혼났단다, 미안해서 어째...
여독이 풀리지 않은듯 몰래 하품한다.
나한테 들켰다,우린 둘다 민망하다.
사무적인 말투로 죄목을 나열한다.
흠, 제법 두툼하다.
밑도 끝도 없이 몰아 부친다.
아니,그게 아니고...
토를 달 때마다 한 방씩 날아 온다.
막무가내다.
예상보다 훨씬 더 싸가지가 없다.
그려, 그려, 아무렴,그렇구 말고...
지치기 전에 이미 질렸다, 젠장.
그때, 첫닭이 울었고 나도 울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며 그는 갔다.
다행이다, 그치?
식은 땀을 훔치며 꿈에서 깨어나면
늘 억울하다.
변론을 준비 한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
안되면 바짓가랑이 붙잡고
펑펑 울어 버리는 거지만...
엄살하지 말고 열심히 살랜다, 정든 그가. (2004.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