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사랑
상처 있는 사람은 만나는 게 아니라며
너는 가슴에 날 선 칼을 세운다.
첫 사랑을 보내고 어떻게,
어떻게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느냐며
너는 묻고 또 묻는다.
죽도록 사랑 한다면서
그게 무슨 사랑이었으며,
하물며 이건 또 무슨 사랑이냐고,
무슨 놈의 사랑에도 저마다 버젼이 있느냐며
너는 울고 또 운다.
내 울컥한 속내로 미안하다 말하고 싶지만
그건 취중에도 이유 없다.
그리 후회 할 순 없다.
조그만 꽃잎 들이 흩날리는 가슴 활짝 열고
그 속으로 너도 가려무나.
더는 날 붙잡고 울지 말고
공연히 파전만 갈기 갈기 찢지 말고,
진부한 울음에 지쳐가며
너는 주점 나무탁자 위로 허물어 졌고
동동주에 취하며 나도 무너지려 한다.
흙바닥에 나뒹구는 술사발 챙기며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휘청대기 전에
그만 가야 하겠기에
이제 그만 보내야 겠기에
네가 당당히 일어나기 만 기다린다.
너 또한 다른 사랑 찾아야 겠기에
(200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