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꽃
잠시 풀어 헤쳐 내 보인
네 벙근 가슴은
내가 그리던 애닲음이 아니었다.
머쓱하게 돌아 서는 길
저만치 떨어진 널 바라 보면서야
내가 그리워 했던 너와의 그 때
그 먼 거리를 가늠한다.
헤어져 멀리 서고서야
홀가분한 네 향기에 가슴 열리며
나는 다시 은은히 설레인다.
두고 온 그 들판에 선다.
날마다 물 주고 흙을 고르는 일이
벌레를 잡아주는 일이
네 순수한 영혼을 시들게 함을 알기에
가슴 속
흔들리는 들꽃으로 너를 남긴다.
널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리움 만으로 많이 행복하다.
( 20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