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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그리고 돼지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611 작성일 2004-06-21 03:34 조회수 1537

                홍수, 그리고 돼지

 

 

     엄청나게 빗줄기가 내리 꽂히던 그때

     배터지게 물먹어 살 불은 돼지

     황토물,그 사나운 탁류에 쓸려 가던 그

     우스꽝스런 울음 소리 기억해봐 !

     지푸라기 하나도 붙잡지 못하고

     급류에 휩쓸려 거진 실성한

     그 돼지 멱 따던 소리를......

     강물 불어 범람 하는데

     터진 뚝방 넘어 잘 들 달아 나더만

     따라 제 때 넘치지도 못하고

     혼자 절박하게 버리적 대던 소리를......

     쓰레기 더미에 떠 밀리며

     뜻도 없이 토해 내던 그 욕지거리를......

     허파 속의 마지막 공기 한방울을 들이 키면서

     노아의 방주는 저 먼 바다에 떠 있다는데,

     삐까번쩍하게 거기에 있다는데,

     성난 강물 따라 바다로 떠내려 가면서도

     그래도 폼나게 살아 내려 애원하던 절대절명을......

     떠 올랐다 가라 앉기를 세번 하면 죽는 거 라던데

     수십 번을 뽀글 뽀글 대면서도

     쉬이 뒤지지도 못하고 소용돌이 치던

     그 질겨서 비참하던 목숨이 끝내 소진하던 소리를......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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