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AGARA FALLS
쏟아져 내렸어.
하늘 청명하고 바람 고요한데
뼈대만 남은 녹슨 철선 한척
유령처럼 바위 사이 끼고 선 벼랑,
몇 마리 새들 물안개 타고 넘나드는
나른하고 완만한 시간 끝
이미 돌이킬 수 없어 그만
아, 다들 눈 딱감고 뛰어 내렸어.
모든 것이 날벼락 처럼 쏟아져 내렸어.
헛발 짚어 끝없는 나락으로
밤새 추락하던 유년의 가위 눌린 꿈 처럼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젊은 날의 숨찬 이상 처럼
한 순간 험하게 곤두박질 치고 있었어.
비명도 함성도 없었어.
포말로 부서져 내려 물보라 일으키며
하늘 치는 장엄한 용솟음 !
그저 아직 숨 쉬는 넋들의 입김으로
마지막 날갯짓 무너져 내리는 곳,
약속의 엷은 무지개 머금은 절벽 아래
끊어진 시공간을 이어 붙이며
거기에 길이 있었어.
애초부터 큰 물길이 게 있었어.
혼미한 기력 추스르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대며
다시 흘러 가기 위하여
잠시 거품 물고 떠내려가는 격정이 있었어.
인디언 주술처럼 둥둥둥
시퍼렇게 깔리는 깊은 북소리 있었어.
(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