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자신의 베스트셀러 제목만큼이나
작가 이문열은 일그러져 있는 것 같다.
무엇때문일까..
그것이 서슬퍼런 연좌제의 오랜 세월 속에서 그 자신
월북한 아비의 자식이라는 과거의 굴레를 벗기 위해
체득한 생존방식이라 하더라도
과거사문제를 비껴세우기 위해 합법적 한일합방론을 주장함은
분노를 넘어 일말의 측은함마저 들게 하는 망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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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지식인이기에
일제의 조선병합을 프랑스와 비교하면서
친일세력들에게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주게될지도 모를
합법론을 주장하고 따라서 한일 양국에 과거사란 없다라는
일본의 오랜 주장을 대변하듯 억지논리를 펴는 것은
그의 명성에도 걸맞지 않은 치욕적 주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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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치열한 보수성이 아비의 월북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알수는 없으나
작금의 망언을 보면
과거 월북한 집안의 사람은 제아무리 똑똑하여도
이땅에서는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었던 부조리에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이에 철저히
영합하고 타협한 채 오히려 그 자신 더욱 극열한
보수논객이 됨으로써
이를 극복하려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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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땅에 혹 또다시 수구 우익이 정권을 잡아
만에 하나라도 소위 빨갱이들을 때려잡는답시고
과거사를 들추어 월북하고 부역한 인사들을 청산할 때를
미리 대비하는 것인지
그래서 비슷한 류의 청산작업인 일제의 앞잡이들에 대한
조사와 청산작업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라면
이 것은 개인적으로는 논리적 정합성을 가질 지 모르나
역사적으로는 민족사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매국적 죄악에
해당되기에 그의 자가당착은 도를 넘은 수준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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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로 올인하는 것은 할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할일을 마땅히 하지 않은 결과의 부작용을 우리가
사회,경제, 정치, 역사 ,문화, 교육등 모든 분야에서
두고두고 겪고 있기 때문으로 이는 더이상
정치적 이해의 입장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며
그 해결을 미룰 일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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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우리들의...'의 소재로 삼았던 사회 정치현실도
따지고 보면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결과의
산물이기에 그의 작가적 통찰력에 입각할 때
우리의 과거사는 자신의 개인적 굴레 따위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한번은 올인되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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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문열은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지나친 명성을
몇개의 시대영합적인 소설들로 얻었던 것 같다.
그 소설들이 주는 치열함과 영묘한 작가적 재능이
똑같이 치열하고 영묘한 삶 그자체로부터 비롯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의 작금의 여러 언행에서 보이는 치졸함,
나아가서 자가당착적 주장들에서 확인해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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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자가당착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대선 때로 돌아가 보겠다.
당시 동아일보 칼럼에 난 이문열의 글을 보면 이 땅의
소위 작가와 지식인을 비롯한 수많은 논객들이
얼마나 이념과 감정의 카오스 속에 진실을 왜곡하고
반대를 위한 논리적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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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은 아다시피 정치적으로 보수논객이다.
그는 친재벌 성장우선주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즉 ‘먹을 것이 충분치 않는 데 어떻게 분배를 생각할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성장을 충분히 한 다음, 나눠줄 것을 만들어놓은
후에야 분배를 생각할 일이며 그와같은 성장우선주의를
위해서라면 재벌위주의 경제구조가 불가피하다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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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당시 노무현이 정몽준과 연합한 것을 야합이라고
통렬히 비난했다.
어떻게 재벌개혁, 나아가서 재벌타파를 외치는 노무현이
재벌 본산인 정몽준과 정치적으로 연합하느냐하는 것이다.
이 말에 적어도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노무현의 그와 같은 정치행태에 심히 불쾌했으며 이후
그의 일련의 정치행보를 보면서 한마디로 그 역시 집권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확인해왔던 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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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주장했듯이 노무현은 좌파도 아니고..
따라서 그를 급진 개혁이라 함은 뭘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무식한 인식의 소치이며
오히려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 신자유주의자로서 결국
그는 이회창, 박근혜와 하나 다를 바 없는
보수 우파 정치인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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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문열이 야합이라는 논조로 노무현을 비판함은
가엾은 자가당착일 뿐이었다.
비록 노무현이를 그가 개인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하여도
평소 반재벌 정책을 가진 노무현이 이문열이 주장하는
친재벌정책을 가진 정몽준과 연합했으니
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
잘된 일이 아닌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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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는 꼴보기 싫지만..그가 그래도 재벌과
정치적으로 결탁했으니 자기가 생각하는 나라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그저 입다물고 있어야
그것이 논리적으로 어긋남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노무현과 정몽준의 결탁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가 개혁세력이거나 먼저 재벌 개혁의 확고한 이념을
가져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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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가 뭐래도 친재벌주의자이며
성장우선주의자인 이문열이 노무현이 재벌과 결탁했다해서
비웃는 것은 분배주의 반 재벌 개혁주의자 혹은
시류에 영합하는 떨거지들이나 입에 거품물고 욕을할 일을
엉뚱하게도 고뇌하는 보수 지식인이 대신한 자가당착적
꼴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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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정몽준과 결탁하는 것을 두고
이문열이같은 보수 지식인이 야합이라 규정짓기 위해서는
노무현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정몽준을 욕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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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이문열에게는
반재벌이 친재벌 되는 것이 우려스러운 것이 아니라
친재벌이 반재벌 되는 것이 우려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문열같은 사람의 눈에는 정몽준이 권력의 떡고물에
눈이 멀어 반재벌 분배 우선주의자에 야합한 것이
못마땅해야 옳으며
결국 이문열의 입장에서는 노무현이 야합한 것은
아닌 것이다.
나같은 사람의 눈에나 노무현이 집권에 눈이 멀어
재벌과 야합했다고 보이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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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3당합당이 야합인 것은 군사독재세력의 잔재에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이나 또는
DJ에 눈이 먼 비판적 지지론자 떨거지들이나
호남사람들의 눈에나 그런 것이지
민정계 정치세력과 YS, JP지지자들에겐
정치연합일 뿐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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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이 그때는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으나
대선 당시의 이문열은 분명한 자기모순에 빠져있음을
어찌 부인할 것인지..
만약 모순이 아니라 주장한다면
그는 나라의 장래에 대해서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고 오직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와
정치적 기반에만 연연하는 떨거지에 불과함을 증명하는 것이
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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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이든 누구든 작금의 혼란한 시기에
제대로된 국가관과 공동체의식을 지닌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대승적이란 말이 아쉽다. 누가 되든 나의 지지자가 되든
반대자가 되든
그에게서 어떤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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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소위 지식인이라는 작자들이 그가 진보이든 보수든
우익이든 좌익이든 그저 반대를 위한 최일선에
날카로운 붓을 내 맡겨 놓고서야
어찌 그를 고뇌하는 지식인이라 칭할 것이며
그의 글에서 진리를 논할 수 있음일까.
또한 민족의 대의와 역사 앞에
자신의 작은 이해관계로부터 출발한 듯한
몰상식한 해석을 거침없이 쏟아붓고 있는
오만함과 방자함은 누구로부터 받은 특권이란 말인가..
다수 국민이 사랑하는 그의 문학적 재능이
결코 평범치 아니하기에
자신의 이와같은 자가당착적 일탈은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히고 있음을 그가 생각한다면 자신의 부족함과 모순,
불완전함을 깨닫고 근신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