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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피아노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748 작성일 2004-09-15 05:40 조회수 1446
바다 위의 피아노


하늘에 닿은 바다 위에는
푸른빛 공기를 뚫고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잠들지 못한 시간들의 맑고 깊은 소리.

조용한 날들은
마지막 추억을 밀물에 담고,
끝없는 갈증의 파도로 사랑의 기슭에서
드러난 흰 뼈의 건반을 두드린다.

바람에 떨리는 음율(音律) 속에서
출렁이는 마음은 한없이 젖어들고.

멀리 나는 새들은 하나, 둘,
내 마음에 내려 앉아
그리운 섬이 된다.

적막에 닿은 바다 위에는
해조음(海潮音)에 쓸리는
푸른 신음의 소리가 있다.


외로운 어깨 포옹하는 다정한 연인처럼
아름다운 꿈의 옆 모습으로 속삭이는,
그런 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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