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앞에서 멈칫대는, 3월이
거리에 깔린다
그 거리를 메우는 인파의 물결 속에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
흐른다
언제까지나, 완성되지
않을 것처럼
하늘에 정처없이 떠 돌던 낮달이
가로수가 뻗은 메마른 팔에 걸리고,
이윽고 마감하는 하루의 마지막 햇살에
약속이나 한 듯이
마음에 커튼을 내리는
사람들
누군가와 따뜻한 차(茶)라도
함께 마시고 싶은데,
공중에 먼지처럼 떠 오르는
일방통행의 신호들
또 다른 모퉁이에는
출렁이는 착잡한 외로움이
빈 그림자 같은 사람들의 얼굴마다,
가득하다
아, 따뜻한 쉼표가
필요한 것이다
갑자기, 누군가 서로
뜨거운 포옹을 하고
문이 소리없이 열린다
더 이상, 절망할 수 없는
수 많은 가슴 속에서
♪ 緣分 (Instrum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