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친을 물리친 고려
지금의 몽골 공화국이 과거 중원을 재패했던 적이 있었다. 그들의 역사 가운데 가장 빛났던 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13세기 초엽 몽고 고원의 유목민족인 몽고족은 금나라 세력 하에 있다가 테무친이 나타나 여러 부족을 통일하고 1206년 황제의 지위에 올랐다. 이가 곧 칭기즈 칸이다. 몽고는 사방으로 정복사업을 전개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금을 침략하여 그 세력이 강성해지더니 마침내 고려와도 충돌을 일으키게 되었다.
몽고는 고려와 협공하여 거란을 멸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고려에 대해 큰 은혜를 베푼 듯이 과다한 공물을 요구하다가 1225년 몽고 사신 저고여가 고려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피살된 것을 구실로 고려를 침략하기 시작했다.
당시 실권을 잡고 있던 최우 정권은 몽고와의 항전을 결의하고 개경에서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다. 이것은 바다를 두려워하는 몽고의 약점을 이용하여 장기간의 항전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몽고는 7차례에 걸쳐 고려를 침략했지만 고려는 결코 굴하지 않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몽고군의 침략이 되풀이 되면서 국토는 초토화되고 수많은 인명이 살육되었지만 고려인은 끈질긴 항쟁을 계속하여 국토를 수호하였다.
더구나 동아시아 주변국들이 모두 몽고인들 앞에 무릎을 꿇었으나 고려는 끈질긴 항쟁을 통해 그들을 물리쳤고, 전란 중에도 팔만대장경을 간행하는 등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호국의지를 불태웠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