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가다가 온다.
아주 멀리 가다가 되 돌아 온다.
늘 그자리에 만 있을 줄 알았던 산.
세상이 다 잠 들기만 기다려
달아나던 검은 산
돌아와 우두커니 눈 맞고 서 있다.
눈사태처럼 스러져 내리며
겹겹이 어둔 눈물 골을 얼릴 때
묵묵히 다시 체념하는 가슴 위로
핼쑥하니 반쪽만 하얗게 걸리는 달.
( 20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