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사기'사건이라고 과거에 한국에서 극히 일부 부실한 이주공사 업체가 영주권을 쉽고 빨리 취득해준다고 해놓고 다수의 사람들로 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후 몰래 잠적해버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과거에도 한국에서 종종 발생했었습니다. 아무튼 합법적 절차없이 "빨리 그리고 쉽게 얻을 수 있는 비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도 과거 한국서 취업비자를 얻어 캐나다로 가는 방법을 찾기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봤으나 일반직종도 아닌 엔지니어 계열의 Job offer를 얻기란 쉬운게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영주권을 얻어 캐나다로 가기 위해서 모 이주공사에 알아봤더니 그들은 자신있게 '1년후면 영주권 받고 갈 수 있다'라고 호언장담하더군요. 독립이민 기본점수가 모자라긴 하지만 영어를 최고점수로 신청하면 된다고 하길래 그대로 믿고 그들이 하라는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했습니다. 지인이 추천해준 업체라 믿고 원하는 수수료도 의심없이 모두 줬습니다. 더구나 가장 중요한 생계유지 수단도 포기한채..
그런데 1년이 지나도 인터뷰 통보를 받지 못해 그 이유를 따지자 그들은 IMF이후 신청자가 많이 몰려 지연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좀 더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인터뷰 장소를 서울이 아닌 마닐라로 했는데도 정작 인터뷰 통보는 2년후에야 받았습니다.
그 당시 어떤 이민자 모임에 가입했었는데 마닐라에서 독립이민 인터뷰에 불합격한 사람, 홍콩에서 기업이민 인터뷰에 불학격한 사람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오랜기간을 기다려 준비해서 인터뷰에 불합격한 사람들을 볼때마다 정말 이민이라는 것은 멀고도 험한 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민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인터뷰 면제받고 몇개월만에 영주권 받아들고 작별인사를 하는 어떤 독립이민 회원을 보니 나는 인터뷰 통보를 언제나 받아 과연 합격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더해가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민을 준비한다고 어리석게 생계수단 마저 일찌기 포기한채 2년 이상을 기다려온 저로서는 중도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마닐라에서 인터뷰 하는 날, 진정제를 몇알 먹고 비장한 각오로 인터뷰에 임했습니다. 인터뷰 시간은 불과 30분 정도이였지만 제게는 마치 영겁의 시간이 지나간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처음부터 사무적으로 일관하던 키크고 무뚝뚝한 남자 영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는 순간, 그것은 합격의 기쁨이자 허무함 자체 였습니다.
도대체 난 왜 모국을 떠나야 하며 캐나다에 가면 또 어떤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민이란 실로 멀고도 험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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