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무는 황톳길에
눈 시리게 배어나온,
노오란 침묵
아, 그것은
그 언젠가의 우렁찬 함성이었나
피 끓던 열정이 남긴,
민중(民衆)의 목 쉰 소리었나
달구지에 실려가던,
전봉준의 마지막 눈빛이었나
지천에 깔린 화사한 꽃들 제치고,
안간힘으로 일어나네
녹두꽃이 그렇게, 피어나네
청포 장수 넋을 놓아,
한 바탕 *FTA 난장(亂場) 끝에
온통 허허로운 빈 강산
그래서, 다시 피어나네
기를 쓰고 또 일어서네
결코 죽을 수 없는,
흰 옷 나라의 서늘한 영혼처럼
막바지 신음으로 다시 꽃을 피우네
* FTA : Free Trade Agreement (자유 무역 협정)
♪ 새야 새야